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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시(詩) 산책

여름이 있는 옛시조

향곡[鄕谷] 2016. 10. 6. 08:10





여름이 있는 옛시조

 





함왕계곡 / 백운봉 (경기도 양평. 2008.8.23)





 

발 그림자 어른어른 움직여가고

연꽃 내음 새록새록 풍겨오건만

꿈에서 깬 외로운 벼개 맡에는

오동잎에 빗소리가 후득거리네

   

      - 서거정(조선시대), 졸다 깨어

 

 




비 지나자 개굴소리 못안 이미 시끄럽고

지붕머리 가지 신록 문득 더욱 짙어졌네

서늘 구름 반쪽에다 별이 서넛 반짝이니

갈대발을 비껴 걸고 홀로 누워 바라본다


          - 유득공, 여름 밤 1수

 

 



지루한 긴긴 여름 불볕 더위에 시달려서

배적삼이 축축하고 등골에선 땀 흐를 제

시원한 바람 끝에 산 소낙비 쏟아져서

대번에 바윗골에 폭포되어 걸린다면

또한 상쾌하지 않겠는가?

  

      - 정약용, 또한 상쾌하지 않겠는가? 아홉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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