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있는 옛시조
함왕계곡 / 백운봉 (경기도 양평. 2008.8.23)
발 그림자 어른어른 움직여가고
연꽃 내음 새록새록 풍겨오건만
꿈에서 깬 외로운 벼개 맡에는
오동잎에 빗소리가 후득거리네
- 서거정(조선시대), 졸다 깨어
비 지나자 개굴소리 못안 이미 시끄럽고
지붕머리 가지 신록 문득 더욱 짙어졌네
서늘 구름 반쪽에다 별이 서넛 반짝이니
갈대발을 비껴 걸고 홀로 누워 바라본다
- 유득공, 여름 밤 1수
지루한 긴긴 여름 불볕 더위에 시달려서
배적삼이 축축하고 등골에선 땀 흐를 제
시원한 바람 끝에 산 소낙비 쏟아져서
대번에 바윗골에 폭포되어 걸린다면
또한 상쾌하지 않겠는가?
- 정약용, 또한 상쾌하지 않겠는가? 아홉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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