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이야기 내가 닭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나서다. 초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학교가 없어지는 바람에 어린이저금을 모두 받아 중닭을 스무 마리나 샀다. 닭장 아래쪽에는 산짐승이 못들어 오게 판자로 막고 위쪽은 마름모꼴로 된 철망을 둘러쳤다. 그 안에 닭우리는 비바람을 막을 수 있게 지붕이 있는 송판집을 높게 지어 횃대에는 스무마리가 한꺼번에 올라설 수 있고, 닭둥우리도 짚으로 두어 개 만들고 북더기도 깔아 횃대 한쪽에 걸어 놓으니 닭집 치고는 제법 잘 지어 놓은 편이다. 학교 갔다오면 터밭에 남은 푸성귀를 넣어주거나 산에서 아카시잎을 뜯어 넣고 벌레를 잡아 넣기도 하였다. 닭은 울어 새벽을 알리고, 알 낳았다고 울어 가보면 따스한 온기가 달걀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닭이 알을 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