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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세상 이야기

걸어서 편안하다

향곡[鄕谷] 2011. 9. 22. 23:25

 

 

걸어서 편안하다

 

 

 

 

 

아침 저녁으로 걸어서 출퇴근한지 석 달이 되었다. 하늘을 보고 강물을 보고 풀밭을 보고 걷는다. 한강길과 뚝방길과 동네길을 아침 저녁 한 시간씩 걸어서 간다. 팔은 앞뒤로 가볍게 한다. 아침에는 동으로 저녁에는 서쪽으로 해를 향해 걷는다. 그래서 색안경을 껴야하고 배낭을 짊어지고 등산이라 늘 산에 가는 차림이다. 아들이 그런다 '아버지 요즈음 회사 안 나가세요?" 사무실에서 입을 옷은 아예 갖다 두었다. 발에서 심장으로 가는 피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발이 제2의 심장이라 한 말을 느낀다. 느리게 가는 차이 보이고, 철교 위로 지나가는 전철 속 사람들 모습이 차창에 어렴풋하다. 종종걸음 것도 없고, 지하철에 시달릴 일도 없다. 걸어가며 노래를 지어 불러보기도 한다. 지은 노래는 한 소절 뿐이다. 푸른 하늘~ 맑은 하늘~. 그것이 전부다. 더 이상 짓는 일은 어려워 만들 수도 없다. 날씨가 으면 다른 노래로 흥얼거다. 구름도 보고, 새도 보고, 둔치에 코스모스도 보고 …. 돌아오는 시간은 한강 저녁이 아름다운 때이다. 이렇게 걸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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