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완서와 아버지 맛깔스러운 소설을 쓰는 박완서 선생님이 올해 초 돌아가셨다. 선생님의 이력과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어보면 아버지와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동 시대를 살아간 분들이 다 그러한 경험을 하신 분이 꽤 있었겠지만, 나의 입장에 견주어 그렇다는 것이다. 6.25 전쟁이 나던 해인 1950년 박완서선생님은 서울대 문리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하셨고, 아버지도 그 해에 같은 학교 같은 학과에 입학하여 전쟁으로 두 분 모두 학업을 마치지 못하였다. 전쟁은 모두를 고통으로 몰아넣는 일이다. 피난을 가거나 피난을 가지 않거나 가혹한 시기였다. 박선생님 같이 서울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에겐 암흑과 이별, 몇 달 사이로 피아가 바뀌는 치하에서 지내기란 참으로 두렵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