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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8. 무소유

향곡[鄕谷] 2011. 2. 18. 10:24

 

다시 읽어보는 법정스님 말씀 8

  -  '무소유'

 

 2010년 3월 11일 법정스님이 열반하셨다. 사람들 마음을 늘 맑게

 하였던 스님이셨다. 마음에 닿았던 아름다운 말씀을 기억하고자
 법정스님께서 지은 책에서 스님의 말씀을 정리하였다.

 

 

 

 

 

 

○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 우리는 언젠가 한 번은 빈 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다.

 

 

○ 강변에 다다르자 배가 저만큼 떠난다면 '너무 일찍 나왔군' 하고 달래면 편하다.

   다음 배편이 내 차례인데 미리 나왔다고 생각하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아름다운 장미꽃에 하필이면 가시가 돋쳤을까 생각하면 속이 상한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가시에서 저토록 아름다운 장미꽃이 피어났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감사하고 싶어진다.

 

 

○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는 거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가지고 온 것도 아니고, 이 세상을 하직할 때 가져가는 것도 아니다.

    인연 따라 있었다가 그 인연이 다하면 흩어지고 마는 거다.

 

 

○ 나그네 길에 오르면 자기 영혼에 무게를 느끼게 된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하며 지내고 있는지,

   자신의 속 얼굴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여행이 단순한 취미일 수만은 없다.

   자기 정리의 엄숙한 도정이요,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하는 그러한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을 하직하는 연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죽음은 어느 때 나를 찾아올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죽음 쪽에서 보면 한 걸음 한 걸음 죽어오고 있다는 것임을 상기할 때,

   사는 일은 곧 죽는 일이며, 생과 사는 절연된 것이 아니다.

 

 

○ 무학(無學)이란 말이 있다. 전혀 배움이 없거나 배우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다.

   학문에 대한 무용론도 아니다. 많이 배웠으면서도 배운 자취가 없는 것을 가리킴이다.

 

 

○ 책임을 질 줄 아는 것은 인간뿐이다. 

   이 시대의 실상을 모른 체 하려는 무관심은 비겁한 회피요 일종의 범죄다.

   사랑한다는 것은 함께 나누어 짊어진다는 뜻이다.

   우리에게는 우리 이웃의 기쁨과 아픔에 대해 나누어 가질 책임이 있다.

 

 

○ 법구경에 이런 비유가 있다. "녹은 쇠에서 생긴 것인데 점점 그 쇠를 먹는다."

   마음씨가 그늘지면 그 사람 자신이 녹슬고 만다.

   우리가 온전한 사람이 되려면, 내 마음을 내가 쓸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우연히 되는 것이 아니고 일상적인 대인관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 침묵을 배경 삼지 않는 말은 소음이나 다를 게 없다.

    침묵의 의미는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 대신 당당하고 참된 말을 하기 위해서다.

 

 

○ 본질적으로 내 소유란 있을 수 없다. 내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온 물건이 아닌 바에야 내 것이란 없다.

    어떤 인연으로 해서 내게 왔다가 그 인연이 다 하면 가버린 것이다.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나의 실체도 없는데 그밖에 내 소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저 한동안 내가 맡아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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