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집안은 뭐가 다른 걸까?
-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그림] 현재 심사정의 연지유압
어떤 색시가 시집을 갔습니다.
하루는 시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빨래 앉힌 솥에다 불을 땠습니다. 그런데 조금 냄새가
이상하다 했더니, 밑에 깔린 빨래가 그만 누렇게 타고 말았습니다.
어린 마음에 덜컥 겁이 난 새색시가 빨래를 꺼내놓고는 어쩔 줄을 몰라 울고 있으려니
시어머니가 들어왔습니다.
며느리가 빨래 태운 얘기를 하면서 자꾸 우니까,
" 아니다. 괜찮다. 내가 늙은 게 정신이 없어 잘못 앉혀 그렇단다. 네 잘못이 아니니
아가야, 울지 마라."
하고 달래는데 신랑이 들어왔습니다.
"아니 왜들 그러셔요?"
어린 색시가 울면서 빨래를 태운 사연을 이야기하니까,
"내가 아침에 들에 나가기가 바빠 물을 조금 길어다 놓아서 그랬나 보군요. 이건 다
제 잘못이니 그만 속상해하세요."
그러고 또 금방 나갔는데, 이번엔 시아버지가 들어와서 상황을 보더니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거 뭣들 가지고 그러느냐?"
시어머니가 빨래를 태우게 된 얘길 하니까,
"아가 괜찮다. 그만 울음을 그쳐라. 내가 늙은 것이 근력이 부쳐 장작을 굵게 패 놓은
것이 잘못이지 네 허물은 아니란다. 그만들 둬라."라고 위로를 했습니다.
〈한국 전래 소화 韓國傳來笑話〉
- 「천년의 멘토 고전을 만나다」 고암 정병례 지음. 도서출판 좋은 예감 63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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