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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강원 충청 탐방

진천종박물관 / 비어야 퍼지는 종소리

향곡[鄕谷] 2024. 3. 28. 15:31

진천 탐방 2

 

진천종박물관

비어야 퍼지는 종소리

 

 

성덕대왕신종 모형

 

 

국내 유일의 종박물관인 진천종박물관에 가면 종을 체험할 수 있다. 방망이 줄을 두 손으로 잡고 종 중간에 튀어나온 자리(당좌)를 가볍게 치면  '동~'하며 긴 여운의 종소리가 난다. 종 아래에 땅을 판 홈이 있어 종 안에서 울려 나온 음파가 공명이 되어 종신 안으로 반사해 여운이 길다. 종(鐘)은 쇠(金)로 만들고, 치면 '동~' 소리가 나기에 동(童)를 합해서 만든 글자이다.

 

박물관 안에는 우리나라 대표 종인 성덕대왕신종 모형이 있다. 신라 경덕왕이 부왕인 성덕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들기 시작하여 혜공왕 때 (771년) 완성한 명품이다. 아이를 쇳물에 녹여 넣었다는 잘못된 전설로 에밀레종이라 하였다. 종의 실물은 경주국립박물관에 있다. 범종(梵鐘)은 불가에서 종교적 의미로 쓴다. 범종의 몸체에는 통일신라시대 종의 특징인 악기를 연주하는 천인상이 날렵하다. 고려시대 종은 비천상과 보살좌상이고, 조선시대에는 보살입상 부조를 새겼다. 제작과정은 밀랍(벌집)을 이용하여 씌우고, 녹이고, 새긴 것이 특징이다. 성덕대왕신종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상원사종 등 한국을 대표하는 국보급 종들은 대부분이 그런 방식을 썼다.

 

성덕대왕 신종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부처님 말씀을 글로 옮기면 불경이고, 부처님 모습을 만들면 불상이고, 부처님 목소리를 만들면 종소리니라'. 중생의 마음을 교화한다는 뜻이다. 박물관 밖에서는 다시 종이 울린다. 긴 여운과 맥놀이가 끊어질 듯 살아나고, 살아나면서 다시 이어진다. 울림을 받아들이고 비어야 소리가 퍼진다. 자기를 배우는 일은 자신을 비우는 일이다. 동~동~. 저녁 해거름에 종소리가 멀리 퍼져나간다.  

 

 

 

종 체험관

 

 

범종 모형

 

 

신의 강림을 기원하는 도구인 법고, 범종, 목어, 운판

 

 

종 제작과정 모형

 

 

종 제작과정 모형

 

 

종 제작과정 밀납을 녹이는 모습

 

 

종의 각부 명칭

 

 

작은 종은 방울이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