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설악산 58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6. 구월에 식물

설악산 51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6 구월에 식물 설악산은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온 북방계식물과 남쪽에서 올라온 식물이 같이 산다. 중청봉과 대청봉 사이 숲에는 그런 식물들이 있다. 꽃개회나무, 분비나무, 사스래나무, 만병초 등 북방계 식물은 설악산에도 살지만 남쪽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런데 눈잣나무, 만주송이풀, 숲개별꽃, 흰인가목은 설악산까지만 내려와 산다. 8월에 많았던 꽃들은 대부분 지고, 나무에는 열매가 맺혔다. 9월 산행에서 파란색 꽃인 과남풀, 금강초롱꽃, 투구꽃은 제일 많은 꽃이다. 산행 내내 자주 볼 수 있었다. 여름에 본 산오이풀 꽃은 여전하다. 산형과인 개회향은 띄엄띄엄 있는데 잎이 코스모스처럼 생긴 것이 특징이다. 한계령에서 조금 올라서면 바위떡풀이 바위 부근에서 모여 꽃을 피우고 있..

설악산 / 산은 가을비에 젖었다

설악산 50 설악산 산은 가을비에 젖었다 첫날 : 한계령 휴게소(920) - 한계령 삼거리(1353) - 끝청(1610) - 중청대피소(1664) 이동거리 7.7㎞. 이동시간 5:49. 휴식시간 0:59. 계 6:48 (비 42.5mm. 기온 10~12℃) 둘째 날 : 중청대피소(1664) - 대청봉(1708) - 중청대피소 - 소청봉(1550) - 봉정암(1244) - 쌍룡폭포 - 수렴동대피소 - 백담사(460) 이동거리 15.6㎞. 이동시간 6:26. 휴식시간 0:58. 계 7:24 (비 35mm 추정. 기온 10~12℃) 2023.9.13-14. 이동거리 23.3㎞. 이동시간 12:15. 휴식시간 1:57. 계 14:13. 한계령에는 비가 오기 시작하였다. 봄비는 부드럽고, 가을비는 차갑다. 봄비는..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5. 팔월에 꽃 ②

설악산 49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5 팔월에 꽃 ② 공룡능선과 대청봉과 중청 등 정상으로 가는 능선에 오르면 고산식물을 볼 수 있다. 고산식물은 대부분 여름에만 자란다. 몇 년 살면서 영양분을 저장하여 꽃을 피우느라 고산식물은 다년생이 많다. 숲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광도는 줄어든다. 적은 광도에서 자라느라 식물은 그에 적응하여 자란다. 오래된 숲이라 고사목도 많다. 고사목은 그 자체로 다른 식물이 살아가는 자양분이 되고, 동물의 은신처가 되면서 다른 생명들을 모은다. 여름에 설악산에 가는 일이 많았다. 산은 여름 기온이 낮아 다니기가 좋다. 거의 매년 다니다가 보니 어느 곳에 바람꽃과 솜다리가 있고, 어느 바위 부근에 가면 금강초롱꽃이 자란다는 것을 안다. 꽃개회나무나 만주송이풀, 바람꽃은 산정에 오르면..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4. 팔월에 꽃 ①

설악산 48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4 팔월에 꽃 ① 설악산에는 법으로 보호를 하고 있는 식물이 여럿 있다. 환경부가 관리하고 있는 멸종위기관리식물 중에서 11종이 설악산에서 자란다. 연잎꿩의다리, 깽깽이풀, 한계령풀, 노랑만병초, 홍월귤, 기생꽃, 가시오갈피나무, 솜다리, 솔나리, 자주솜대, 털개불알꽃이 그것이다. 채취를 많이 해서 멸종위기인 식물은 가시오갈피나무가 있다. 꽃이 아름답거나 자생지가 파괴되어 멸종위기인 식물도 있는데, 기생꽃이나 노랑만병초 등은 애초부터 생육지나 개체수가 적어 위협을 받고 있다. 분포의 가장자리에 있는 식물은 이런 부류이다. 우리가 다니는 산행로에서 이런 풀들을 볼 수 있다. 만주송이풀은 송이풀 종류 중 유일하게 노란색 꽃이 핀다. 중청봉과 대청봉 사이에서 볼 수 있다. 설..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3. 칠월에 꽃

설악산 47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3 칠월에 꽃 설악산에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한국특산식물이 많다. 우리나라 특산식물은 107종이다. 이 가운데 설악산에서 65종류가 산다. 한라산 75종류 다음으로 많다. 세계적으로 희귀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귀하여 특별히 관리를 하여야 할 식물이다. 설악산에서 자라는 특산식물은 금강소나무, 설악눈주목, 매화말발도리, 모데미풀, 요강나물, 참배암차즈기, 만리화, 금마타리, 금강초롱꽃, 국화방방이, 자주솜대, 금강애기나리 등이 있다. 설악산에 들면 여름이어도 기온이 그리 높지 않다. 산은 100m 마다 0.65℃씩 기온이 낮아지니 설악산 정상은 산 아래보다 최소 11~12℃는 낮다. 거기에 숲과 물이 있으니 실제는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 30℃가 넘는 더위에도 설..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2. 유월에 꽃

설악산 46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2 유월에 꽃 설악산에는 희귀식물이 많다. 북한에서 자라는 식물이 백두대간을 타고 설악산까지 내려오고, 남쪽에서 올라온 것도 많다. 북쪽에서 온 꽃 중에서는 숲개별꽃, 바람꽃, 만주송이풀, 난장이붓꽃을 볼 수 있고, 남쪽식물로는 모데미풀, 변산바람꽃이 있다. 희귀식물은 바위능선에서도 볼 수 있다. 꽃들로는 산오이풀, 두메잔대, 솔체꽃, 산솜다리, 금강애기나리가 있고, 기생꽃이 있다. 자라는 곳이 정해져 있는 식물이 있어 때를 맞추어 발품을 팔고 나서야 한다. 6월 어느 날 새벽에 별이 빛날 때 길을 나서도 산에 들어서면 운무가 산을 에워싸고 막기도 한다. 그래서 큰 산의 진면목을 볼 수 없거니와 등산로에서 꽃을 보는 일이 쉽지 않다. 한때는 6월이면 흔하던 계곡의 물이 ..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1. 오월에 꽃

설악산 45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1 오월에 꽃 설악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큰 산줄기 백두대간 중간에 있는 산이다. 남북한 식물의 중간지점이요 통로이다. 추운 북방계 식물의 남방 한계요, 따뜻한 남방식물의 북방 한계에 있는 식물의 보고이다. 동물과 식물이 풍부해 천연기념물 천연보호구역이고, 유네스코 생물권보호구역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사는 특산식물이 407종류인데, 이중 설악산에서 65종류가 자란다. 지리산보다 더 많다. 설악산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은 15종류가 된다. 남한에서 고산식물은 130여 종류가 자라는데, 그중 설악산에서 80종류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3,500여 식물이 자라는데, 설악산에서 1,000여 종이 있다. 한라산과 지리산 다음으로 많다. 오대산과 치악산과는 비슷하다. 설악산은 봄눈..

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 / 장수대에서 남교리까지

설악산 44 설악산 십이선녀탕 계곡 장수대에서 남교리까지 장수대-대승폭포-대승령-안산삼거리-두문폭포-용탕폭포-남교리 이동거리 11.7㎞. 7시간 43분 (2021.10.27. 맑음. 6~13℃) 내설악을 오르내리는 계곡은 부채꼴로 모이며 흘러내린다. 안산을 향하여 뻗는 줄기는 탕수동계곡이라 했는데 이제는 십이선녀탕계곡이라 부른다. 대청봉에서 귀때기청봉을 넘어 안산으로 뻗는 서북능선은 하늘벽과 대승폭포를 거느린다. 설악산 8기(奇) 8경(景) 중 일부를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장수대에서 내려 숲으로 들어서니 저만치서 물소리가 들려온다. 상쾌한 공기가 물에 실려 내려와 코끝이 상쾌하다. 홍해황엽(紅海黃葉)의 단풍은 벌써 산 아래쪽까지 내려와 있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 오르니 설악무해(雪嶽霧海) 안개바다가 펼..

설악산 2019 가을. 내설악 단풍바다

설악산 43 설악산 2019 가을. 내설악 단풍바다 소청산장-봉정암-오세암-만경대-영시암-백담사 (2019.10.23) 이동 거리 17.8㎞. 소요 시간 : 8시간반 만경대에서 보는 오세암 (2019.10.23) 일상의 길이 끝나는 데서 산행은 시작한다. 산행을 하는 사람은 변화를 준다. 그것은 다른 길에서 새롭게 만날 경험과 호기심 때문이다. 이번 하산길은 몇번 다니기는 했지만 오세암 가는 길에 만경대를 추가하였다. 수렴동계곡으로 바로 내려서는 길보다는 길고, 초반은 습한 곳이다. 용아장성능선을 올려다 보고 가야동계곡으로 빠져들며 내려서는 이곳은 별천지다. 봉정암 사리탑에서 내리막길을 다 내려서면 단풍이 보이기 시작한다. 단풍은 양달에서 곱다. 서북능선에서 단풍을 못 만난 아쉬움이 있었는데, 먼길 갔다..

설악산 2019 가을. 소청 구름바다

설악산 42 설악산 2019 가을. 소청 구름바다 한계령-서북능선-대청봉-소청봉-소청산장 (2019.10.22) 이동 거리 10.3㎞. 소요 시간 : 7시간 소청산장에서 본 구름바다 (2019.10.22) 꽃이 열흘 넘기 어렵다 하는데 단풍도 그와 같다. 한창 단풍이 그렇다는 얘기다. 꽃보다 아름다운 단풍을 구경하기가 그만큼 어렵다. 장수대에서 한계령으로 오르는 찻길은 단풍이 아름다와 마음을 설레이게 했다. 거기까지였다. 한계령은 이름대로 서늘하다. 단풍은 이미 마르고, 나무 열매도 구경하기 힘들었다. 구름이 산을 가려서 오리무중이다. 여섯 시간만에 대청봉에 올랐다. 잠시 구름이 흩어져 대청봉을 알현하게 한 것만도 다행이라 여겼다. 소청산장에 도착하니 구름이 바다쪽에서 공룡능선을 넘어 밀려오는 광경이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