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설악산

설악산 / 산은 가을비에 젖었다

향곡[鄕谷] 2023. 9. 16. 10:13

설악산 50

 

설악산

산은 가을비에 젖었다

 

첫날 : 한계령 휴게소(920) - 한계령 삼거리(1353) - 끝청(1610) - 중청대피소(1664)

         이동거리 7.7㎞. 이동시간 5:49. 휴식시간 0:59. 계 6:48 (비 42.5mm. 기온 10~12℃)

둘째 날 : 중청대피소(1664) - 대청봉(1708) - 중청대피소 - 소청봉(1550) - 봉정암(1244) - 쌍룡폭포 - 수렴동대피소 - 백담사(460)

         이동거리 15.6㎞. 이동시간 6:26. 휴식시간 0:58. 계 7:24 (비 35mm 추정. 기온 10~12℃)

2023.9.13-14. 이동거리 23.3㎞. 이동시간 12:15. 휴식시간 1:57. 계 14:13.

 

 

 

 

 

한계령에는 비가 오기 시작하였다. 봄비는 부드럽고, 가을비는 차갑다. 봄비는 보슬보슬 소리 없이 오고 가을비는 부슬부슬 온다. 가늘게 뿌리는 빗속에서 대청봉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비구름은 하늘을 덮고 가까운 봉우리도 보이지 않는다. 산 오르는 사람도 몇 없어서 서로 오래전에 만난 듯 얘기하며 오른다.

 

자주 만나 눈에 익은 나무들이 있다. 나무가 굵어지고 주름진 것을 보며 마주한 세월을 짐작한다. 바위틈에도 어김없이 식물이 산다. 산오이풀과 바위떡풀에도 빗방울이 굵게 맺혔다. 산오이풀은 북방계 식물로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왔고, 바위떡풀은 속명이 '바위를 깨는'이란 뜻이 있다. 연약하게 보여도 강한 풀들이다. 

 

끝청에 오르면 설악산 정상은 거의 다 온 셈이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기온은 더 낮아졌다. 산길은 물길이 되고 등산화는 물에 젖어 질퍽하다. 금강초롱꽃, 과남풀이 자주 눈에 띄고, 설악산을 지키는 병사 투구꽃이 도열하고 있다. 풀꽃은 비를 맞아 더욱 푸르다. 중청에 오르면 늠름한 수리취가 반갑다. 다음 달이면 폐쇄하는 중청대피소에 도착했다. 비가 계속 내려 대청봉 오르는 것은 다음 날로 미루었다.  

 

밤새 바람소리가 크르렁거리고 날은 춥다. 비는 아침에도 그칠 줄 모른다. 설악산 일기예보에 비 내리는 시간이 자꾸 연장되었다. 빗속에 대청봉에 올랐다. 그나마 바람이 약하여 다행이다. 길가에 있던 바람꽃은 보이지 않는다. 개화기간이 지난 모양이다. 풀밭이었던 곳에 눈잣나무가 꽉 찼다. 소청봉을 거쳐 봉정암으로 내려섰다. 절에서 공양을 하고 가라는데 그냥 내려오는 것도 안쓰러웠다.

 

깔딱 고갯길(해탈고개)은 물길이 되어 발을 디디기 쉽지 않다. 등산화 안은 다시 젖었다. 산을 씻어 내린 계곡물은 넘치도록 흐르고, 물소리에 귀가 먹먹하다. 비는 인과응보이다. 그릇에 따라 고이는 물의 양이 다르다. 계곡으로 쏟아져 내리물흐름이 장쾌하다. 하산 무렵에야 비는 그치고 구름이 하늘로 오른다. 한바탕 산을 흔든 물소리 대합창이 끝났다.     

 

 

※ 숙박 : 중청대피소는 2023.10월부터 폐쇄 

 

※ 교통편 

① 동서울 → 한계령 시외버스 : 동서울터미널 출발 06:30, 07:30 (소요시간 2:15)

② 백담사입구 → 용대리 버스 17:00 (막차 19:00) (소요시간 15분)

③ 용대리 버스정거장 → 백담사 입구 버스매표소 : 걸어서 15분

④ 백담사 입구 → 동서울 버스 18:00 (막차 19:00) (소요시간 2:15)

 

 

 

 

 

산오이풀

 

 

금강초롱꽃

 

 

바위떡풀

 

 

나래회나무

 

 

 

 

투구꽃

 

 

 

 

비 내리는 중청대피소

 

 

대청봉

 

 

구름에 덮인 봉정암 바위들

 

 

구곡담계곡

 

 

쌍룡폭포

 

 

수렴동계곡

 

 

백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