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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산처럼/산 자료실

옥순봉

향곡[鄕谷] 2007. 3. 31. 11:19

옥순봉(玉筍峰)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

 

 

 

 이퇴계가 조선 명종 때 단양군수로 있으면서 빼어난 절경을 보고 단양팔경을 지정하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단양산수기에 기록하였다. 절개있는 선비 모습을 닮은 절경 옥순봉은 희고 푸른 암벽이 비온 뒤 죽순이 솟은 것 같다하여 지은 이름인데 단양산수기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구담봉에서 여울을 거슬러 가다가 남쪽 언덕을 따라가면 절벽 아래에 이른다. 그 위에 여러 꽃봉우리가 깎은 듯이 서 있는데, 천길 바위가 죽순과 같이 높이 솟아 하늘을 버티고 있다. 그 빛이 혹은 푸르고 혹은 희어 푸른 등나무 같은 고목이 아득하게 침침하여 우러러 볼 수는 있어도 만져볼 수는 없다. 이 곳을 내가 옥순봉이라 이름지은 것은 그 모양 때문이다.

 

옥순봉엔 재미있는 얘기가 전해오고 있다. 옥순봉은 원래 단양 땅이 아니고 청풍 땅이었다. 경계선에 있던 땅이라 단양군수인 퇴계는 청풍군수를 찾아가 양보를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했다. 빈손으로 돌아오던 퇴계는 그 경계에 단구동문(丹邱洞門)이라 새기고 단양으로 돌아왔다. 단구(丹邱)는 단양의 옛이름이고, 동문(洞門)은 신선세계로 가는 문이란 뜻이다. 훗날 청풍군수가 남의 땅에 글씨를 새긴 이가 퇴계인 것을 알고 옥순봉을 양보하여 단양 팔경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얘기이다.

 

 

이퇴계가 옥순봉에 대해 노래한 시가 있다.

 

누가 달여울에 가로앉아 시선(詩仙)을 부를 것이며늦게 취하여 신공의 묘함을 알 수 있으랴일 많은 가을 얼굴을 한번 씻으니푸른 물결 가운데 옥 같은 병풍이 높이 꽂혔네누가 능히 신선을 불러와서묘하게 깎고 새 공을 같이 상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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