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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풀,들꽃

머위 / 머구 또는 머굿대

향곡[鄕谷] 2020. 4. 14. 11:01

 

 

 

머위

머구 또는 머굿대

 

과명 : 국화과

개화 : 3~4월

분포 : 전역

 

 

 

머위 (4.6)

 

 

 

 

집 부근 공터에는 봄에 여러 가지 풀이 돋는다. 쑥은 일찍 나기에 어머니와 한동안 쑥을 뜯었다. 쑥 뜯는 것은 잠시이고 사진기를 들고 이리저리 다니며 무슨 풀인지 아는 재미가 더 있다. 쑥, 냉이, 꽃다지, 민들레, 망초와 개망초, 씀바귀는 흔하고, 뽀리뱅이, 고들빼기, 개갓냉이, 달맞이꽃, 방가지똥 등 여러 가지가 자란다. 이름을 지을 때 가장 흔한 것은 쑥처럼 한 글자이고, 그다음이 냉이, 망초 등 두 글자이고, 이름이 길수록 중요도나 사람들에게 오르내리는 빈도가 덜한 것 같다.

 

사진기에 담다가 보면 식물이 어릴 때 모습은 다 자란 뒤 모습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기간을 두고 식물을 사진으로 담아두기로 하였다. 그런데 동네 아주머니가 모종삽을 들고 다니더니 공터에 두어 포기뿐이 없는 머위를 캐 가고 말았다. 머위가 꽃이 핀 모습을 찍으려 했는데 허사가 되었다. 머위 꽃 사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쉬웠다. 그러다가 보령에 있는 원산도에 갔다가 어느 집 돌담 밑에서 머위 꽃이 있는 걸 보고 참으로 반가워서 사진으로 담아 왔다.

 

어릴 때 살던 집 뒤꼍에는 머위가 많았다. 머위는 머휘에서 변한 말이라는데, 어머니는 머구 또는 머굿대라 불렀다. 머위는 습기가 있는 반양 반음의 땅에서 사는데, 뒤꼍이 그런 조건이어서 자랐다. 잎자루를 꺾고 껍질을 벗겨서 반찬으로 만들어 먹었다. 손님이 오시거나 집에 반찬이 필요하면 아무 때나 준비할 수 있었다. 손질을 하려면 손톱 밑이 새까맣게 되고 시간은 걸리지만, 반찬을 만들면 입맛을 돋운다. 누가 우리 집에 오면 한 움큼 베어서 신문지에 둘둘 말아서 보낸다. 친구 집에도 갔더니 열린 대문으로 낯선 손님이 잠시 구경한다고 들어왔는데, 빈손으로 보내는 법이 없다고 마침 작업을 하던 머위를 싸서 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도울  일이 세상에 넘치듯, 마음만 먹으면 인정을 낼 일이 많다.

 

   

 

 

머위 어릴 때 모습 (3.24)

 

 

 

 

머위 (3.27)

 

 

 

 

 

 

 

 

머위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