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눈
고양이 눈을 닮은 풀
과목 : 범의귀과
이른 봄 산에 오르면 나무가 우거지고 물이 흐르는 계곡가에서 괭이눈을 찾아볼 수 있다. 괭이눈은 봄에 깊은 산에 들어야 더 많이 볼 수 있지만, 근교 산행에서도 괭이눈을 볼 수 있다. 꽃송이 수술이 마치 어둠 속에서 눈동자를 빛내며 내다보는 고양이의 눈을 닮았다고 하여 괭이눈이다. 꽃송이와 잎에 샛노란 물감을 떨어뜨린 것처럼 노랗다. 노란색으로 화장한 것은 벌나비를 불러 모으기 위한 전략이다. 단원 김홍도가 그린 그림 황묘농접(黃猫弄蝶 / 누런 고양이가 나비를 희롱한다 )의 기대로 오매불망 나비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괭이눈은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잘 안다. 괭이눈은 수정이 끝나면 노란색 잎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리고 연초록 종지에 갈색 씨앗을 가득 담고 비가 오기를 기다린다. 비가 오면 빗물에 튕겨나가 머문 자리에서 자리를 잡고 싹을 틔운다. 계곡물에 몸을 실으면 물을 따라 먼 여행을 떠난다. 그러다가 발길이 닿는 곳에서 자리를 잡는다. 윗골 물가에서 아랫골 물가로 가서 살림을 차려서 새로운 괭이눈 군락을 만든다. 괭이눈이 계곡에서 분포하는 이유가 다 살기 위한 방편이다.
괭이눈은 고양이 눈인데, 과목은 범의귀과에 속한다. 고양이나 호랑이 모두 고양잇과인데 식물은 다르다. 범의귀는 잎 모양이 호랑이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인데, 범의귀에 속하는 식물이 사는 곳은 산 깊은 곳이다. 노루오줌,산수국,말발도리,돌단풍,바위취 등이 '범의귀'에 속하는데, 산속에서 만나는 모습들이 다 씩씩해보인다. 괭이눈도 애기괭이눈, 선괭이눈, 누른괭이눈, 금괭이눈, 흰괭이눈, 산괭이눈이 있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는데, 괭이눈을 먹는다니 어찌 좀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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