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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풀,들꽃

괭이밥 / 고양이 소화제인 풀

향곡[鄕谷] 2020. 6. 2. 12:17

 

 

괭이밥

고양이 소화제인 풀

 

과목 : 쥐손이목 괭이밥과

개화 : 5~9월

 

 

괭이밥이란 고양이밥이란 뜻을 가진 풀이다. 고양이가 소화가 안될 때 이 풀을 뜯어먹고 소화를 시킨다고 붙은 이름이다. 아이들도 풀밭에서 이 풀을 찾아 먹었는데, 신맛이 나서 시금초라 했다. 신맛이 나는 것은 옥살산 성분이 들어 있어서 그렇다. 학교 다닐 때는 잎을 따다가 책 속에 끼워 납작하게 만들기도 했다. 어른들도 이 풀을 새싹비빔밥이나 된장국에 넣어서 먹는다. 소화를 도와주는 수산 성분이 들어 있는데, 많이 먹으면 칼슘 흡수에 좋지 않다고 자주 먹지는 않았다. 동네 누나들은 손에 봉숭아물을 들일 때 백반 대신 괭이밥을 넣으면 물이 곱게 든다고 이 잎을 따서 돌로 찧는 것을 보았다. 괭이밥은 여러모로 우리가 가까이하였던 풀이었다.

 

괭이밥은 집 주변 풀밭이나 들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키가 작아 유심히 살펴서 찾는데, 꽃이 피면 노란색 꽃으로 알 수 있지만, 토끼풀과 비슷한 세 잎이어서 헷갈릴 수 있다. 가장자리에 홈이 패인 하트 모양은 괭이밥이고, 동그란 잎은 토끼풀이다. 괭이밥은 노란색 작은 꽃이 피고 줄기가 비스듬히 자라고 가지가 많다. 큰괭이밥은 산속 계곡에서 볼 수 있는데, 흰꽃에 붉은 선이 있는 큰 꽃이 피고 잎도 3㎝ 정도로 괭이밥보다 크다. 잎이나 열매가 작은 애기괭이밥이 있고, 선괭이밥은 주변 빈터에서 볼 수 있는데, 가지가 거의 갈라지지 않으며 곧추 서 있어 알아볼 수 있다.

 

5월 상순에 뒷산에 오르다가 큰괭이밥에 열매가 생긴 것을 보았다. 애기괭이밥은 열매가 별 모양인데, 다른 괭이밥은 촛대 모양이다. 다 익으면 터져서 씨앗이 날아간다. 자기 힘으로 씨앗을 보낸다. 더 많은 씨앗은 빗물이 나르고, 개미가 나르기도 한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말랑말랑한 것이 붙어 있는데, 엘라이오솜elaiosome)이란 지방체이다. 애기똥풀이나 제비꽃에도 엘라이오솜이 붙어 있다. 개미는 씨앗을 가져가서 엘라이오솜만 떼어 내고 씨앗은 버린다. 씨앗은 버린 곳에서 나서 큰다. 괭이밥과 개미는 그렇게 공생한다. 이중삼중으로 안전장치를 하여 후손을 키운다. 이렇게 준비를 철저히 하니 실패가 적다. 실패하는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을 하려고 애쓰고, 성공하는 사람은 철저히 준비하며, 할 수 있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인다. 풀 한 포기에도 삶의 가치를 들여다볼 수 있는 부분이 무한하다.   

 

 

 

 

괭이밥 / 경북 안동 (2009.6.13)

 

 

괭이밥 / 서울 송파구 (2018.9.7)

 

 

큰괭이밥 / 청량산 (경기도 하남. 2020.4.10)

 

 

큰괭이밥 / 청량산 (경기도 하남. 2020.4.24), 꽃이 다 지니 큰 잎이 보인다

 

 

큰괭이밥 / 청량산 (경기도 하남. 2020.5.12). 촛대 같은 열매가 올라왔다

 

 

선괭이밥 / 인천대공원 (2020.5.18). 줄기가 곧추 섰다

 

 

선괭이밥 / 인천대공원 (2020.5.18)

 

 

토끼풀 / 경기도 성남 (2020.3.25)

 

 

토끼풀 / 경기도 성남 (202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