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위
머구 또는 머굿대
과명 : 국화과
개화 : 3~4월
분포 : 전역
머위 (4.6)
집 부근 공터에는 봄에 여러 가지 풀이 돋는다. 쑥은 일찍 나기에 어머니와 한동안 쑥을 뜯었다. 쑥 뜯는 것은 잠시이고 사진기를 들고 이리저리 다니며 무슨 풀인지 아는 재미가 더 있다. 쑥, 냉이, 꽃다지, 민들레, 망초와 개망초, 씀바귀는 흔하고, 뽀리뱅이, 고들빼기, 개갓냉이, 달맞이꽃, 방가지똥 등 여러 가지가 자란다. 이름을 지을 때 가장 흔한 것은 쑥처럼 한 글자이고, 그다음이 냉이, 망초 등 두 글자이고, 이름이 길수록 중요도나 사람들에게 오르내리는 빈도가 덜한 것 같다.
사진기에 담다가 보면 식물이 어릴 때 모습은 다 자란 뒤 모습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기간을 두고 식물을 사진으로 담아두기로 하였다. 그런데 동네 아주머니가 모종삽을 들고 다니더니 공터에 두어 포기뿐이 없는 머위를 캐 가고 말았다. 머위가 꽃이 핀 모습을 찍으려 했는데 허사가 되었다. 머위 꽃 사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쉬웠다. 그러다가 보령에 있는 원산도에 갔다가 어느 집 돌담 밑에서 머위 꽃이 있는 걸 보고 참으로 반가워서 사진으로 담아 왔다.
어릴 때 살던 집 뒤꼍에는 머위가 많았다. 머위는 머휘에서 변한 말이라는데, 어머니는 머구 또는 머굿대라 불렀다. 머위는 습기가 있는 반양 반음의 땅에서 사는데, 뒤꼍이 그런 조건이어서 잘 자랐다. 잎자루를 꺾고 껍질을 벗겨서 반찬으로 만들어 먹었다. 손님이 오시거나 집에 반찬이 필요하면 아무 때나 준비할 수 있었다. 손질을 하려면 손톱 밑이 새까맣게 되고 시간은 걸리지만, 반찬을 만들면 입맛을 돋운다. 누가 우리 집에 오면 한 움큼 베어서 신문지에 둘둘 말아서 보낸다. 친구 집에도 갔더니 열린 대문으로 낯선 손님이 잠시 구경한다고 들어왔는데, 빈손으로 보내는 법이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