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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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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갑-예봉-예빈산 연결 산행 / 견우봉으로 가서 두물머리 보기

향곡[鄕谷] 2023. 2. 19. 23:11

적갑-예봉-예빈산 연결 산행

견우봉으로 가서 두물머리 보기

 

도곡3리 - 새재고개(345) - 적갑산(560) - 철문봉(630) - 예봉산(683.2) - 율리봉(587) - 율리고개 - 예빈산(직녀봉 581) - 견우봉(580) - 예빈산(581) - 율리고개 - 팔당리

이동거리 12.0㎞. 이동시간 5:03. 휴식시간 2:00. 계 7:03 (2023.2.17. 맑음. -1.5~9.8℃)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이 두물머리이다. 산에 올라서 두물머리를 보는 곳이 몇 군데 있다. 남한강과 북한강 사이로 들어오는 한강기맥 막바지가 부용산인데, 석양이 질 때 강물이 금빛으로 빛나는 모습을 보는 곳이다. 한북정맥은 운악산을 지나며 천마지맥으로 갈라져 천마산, 예봉산을 일으키고 내려오는데, 천마지맥 끄트머리 견우봉에서 보는 두물머리 풍경은 가슴이 탁 트이는 환상적인 곳이다. 그런가 하면 한남정맥에서 갈라져 두물머리 합수점 아래로 치달은 검단지맥은 검단산으로 가기 전에 용마산 정상에서 보는 한강 합수점은 물길이 몰려오듯 들어와 넓게 보아서 좋다.

 

오늘은 천마지맥 끄트머리인 새재고개에서 견우봉까지 가는 산길이다. 새재고개에 이르니 바람이 잔다. 이월바람에 쇠뿔이 오그라든다 했는데, 입춘이 지나니 자연의 순환은 은밀하고 거침없다. 새재의 '새'는 새도 못 넘는 새재가 아니라, 그리 높지 않으니 도곡리와 진중리 사이인 '사이'의 뜻일 것 같다. 적갑산으로 오르는 길은 부드럽고 편안하며, 산길엔 소나무가 많다. 일평생 양지에서만 사니 숲 그늘이 늘어가는 이 산에서도 능선으로 쫓겨서 올라갔다. 더 이상 갈 데는 없고 후손을 생산하려 솔방울을 많이 매달고 있다. 

 

적갑산을 지나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지나면 철문봉이다. 다산 3형제가 마현마을 여유당에서 이곳까지 걸었다는 곳이다. 학문(文)의 도를 밝혔다(喆)고 하여 철문봉(喆文峰)인데, 다산능선이라 부르기도 하고, 최근엔 이 길을 목민심도(牧民心道)라 부르기도 한다. 배워서 알게 되면 그 아는 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삶의 가치가 이룩된다는 것이 다산의 생각이었고 실학사상의 바탕이었다. 다산은 지리서의 중요성을 알고 정조임금께 지리책(地理策)을 올리고, 강하(江河)의 위치나 범위를 연구한 동국수경(東國水經)을 편찬한 것도 이런 곳을 오가며 지리와 국토의 중요성을 생각하였던 것이리라.

 

예봉산에서 보면 산은 합수한 한강을 따라서 어깨를 낮추며 능내리 마현마을로 내려선다. 율리봉을 지나면 산길에는 철쭉, 물푸레나무, 화살나무가 제법 크다. 늙어서도 꽃이 피고, 죽는 것을 보기 힘든 나무가 진달래와 철쭉이다. 물푸레나무도 많다. 맹 정승은 죄인을 다루는 곤장으로 다시 물푸레나무를 쓰자고 했다. 줄기가 울퉁불퉁한 이 나무가 정승 마음에 들까 모르겠다. 화살나무는 4~5년이 지나면 줄기에 코르크가 없어진다. 이곳 화살나무는 코르크는 진작에 없어졌고, 굵은 붓대 만한 것이 모여서 자라고 있다. 

 

율리고개를 지나면 다시 되돌아 올 길이라, 길 옆에 배낭을 두고 갔다. 산에서는 자기 배낭도 무거운데 배낭을 가져가는 사람은 없다. 그러고서 예빈산과 견우봉에 올랐다. 산은 강을 바라보고, 사람 사는 곳을 두루 내려보고 있다. 산행의 즐거움으로 조망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이곳에서 두물머리를 보는 것은 이곳 산행에서 최고의 호사이다. 팔당호는 분원리까지 넓게 퍼졌고, 바로 아래는 마현마을이다. 강에는 아직 얼음 조각이 남아 있고, 시계는 뿌옇다. 날씨가 늘 좋을 수가 있으랴. 세상 일처럼 말이다. 

 

율리고개에서 팔당리까지는 골이 깊다. 쉼터에 광대싸리가 자리 잡고 있다. 급할 때는 싸리 대신 이용하기도 하고, 싸리가 아닌 것이 싸리 모양을 내어 붙은 이름이다. 확 트인 장소에 사는 것은 자식을 멀리 보내기 위한 전략이다. 습하지 않은 늦여름에 열매가 씨를 터뜨리는데, 기다리고 있으면 열매가 터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연꽃이 피는 소리를 듣고자 하였던 다산처럼 말이다. 다산은 이른 새벽 연꽃 피는 소리를 들으려 연못으로 가서 연꽃이 피는 소리를 기다렸다. 맑은 소리를 들으려면 기다림이 필요하고, 아름다운 조망을 얻으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 교통편

(갈 때) 경의중앙선 도심역 건너에서 99-2버스 승차, 도곡3리 종점 하차  (올 때) 경의중앙선 팔당역 이용

 

 

 

 

산행로 (파란색 )

 

 

새재고개에서 적갑산 가는 길

 

 

적갑산 부근 소나무 군락지

 

 

줄기가 휘어서 크는 소나무. 뒤로 운길산이 보인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딱따구리 맛집

 

 

 

철쭉 군락지

 

 

물푸레나무

 

 

예빈산에서 본 예봉산

 

 

같이 간 숲 동호인들 / 예빈산에서

 

 

 

견우봉에서 보는 두물머리

 

 

견우봉에서 보는 마현마을과 팔당호

   

 

견우봉에서 보는 두물머리 (2020.9.4)

 

 

견우봉에서 보는 두물머리 (2011.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