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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경기 인천 산

청계산 망경대 / 옛골에서 원터골로

향곡[鄕谷] 2023. 2. 7. 11:48

청계산 망경대

옛골에서 원터골로

 

옛골 - 봉오재 - 목배등(철쭉능선) - 이수봉(547) - 석기봉(583) - 망경대(613) - 혈읍재 - 매봉(582) - 원터고개 - 진달래능선 - 원터골

이동거리 10.3㎞. 이동시간 4:17. 휴식시간 2:11. 계 6:28 (2023.2.6. 맑음. -1.7~8.8℃)

 

 

 

 

 

 

 

우리나라 산은 크게 암산(岩山)과 토산(土山)으로 나눈다. 이 둘의 특징은 산지에 암석이 무엇으로 되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바위가 많은 암산인 설악산이나 북한산은 화강암이 주된 산이고, 지리산이나 오대산 같은 토산은 편마암과 관련이 깊다. 청계산은 편마암이 많은 토산이다. 편마암은 퇴적암이 변성된 것으로 점토질이 상대적으로 많아 물기를 머금고 있다. 그래서 편마암 산지인 토산에는 식물들이 정착하여 자라기에 좋다. 

 

옛골에서 봉오재로 오르기 직전에 신나무 군락이 있다. '신'에는 '짙다'와 '시다'의 뜻을 지녔다. 단풍이 짙고, 뿌리가 신 단풍나무 종류이다. 껍질이 울퉁불퉁한 것이 늠름하게 마을과 산 사이에 경계를 서고 있다. 산을 더 오르면 신갈나무와 소나무가 많다. 신갈나무는 나무껍질과 잎으로 굴참나무와 구분하지만, 겨울에는 위로 뻗은 가지 끝이 은빛이 나서 구분할 수 있다. 찰피나무도 있다. 피나무는 나무껍질을 쓰는 나무인데, '찰'이 붙었으니 피나무보다 품질이 더 좋다는 뜻이다. 나무껍질에 윤이 나고, 세로 윤곽이 뚜렷하여 귀티가 난다. 보기 어려운 개박달나무도 있다. 나무껍질이 좁게 갈라진 것이 박달나무와 조금 다르다. 

 

산길은 눈이 다 녹아 걷기에 편하다. 철쭉능선을 지나 이수봉, 석기봉, 망경대를 거쳐 혈읍재로 걸었다. 이수봉은 연산군 때 정여창이 무오사화를 예견하고 피신하여 목숨을 두 번 건졌다는 곳이고, 정여창이 이상국가 건설이 좌절되자 피신하며 피(血)를 토할 듯 울었다는(泣) 혈읍재이다. 망경대(望京臺)는 조선 개국공신 조준의 아우 조견이 멸망한 고려를 생각하며 개경을 바라보았다는 곳이다. 다른 산과 달리 정치적 사건과 연관이 깊은 곳이 많다. 망경대는 통제 구역이라 석기봉에서 조망을 대신하였다. 미세먼지가 있어 서울대공원은 겨우 보이고, 관악산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망경대 뒤로는 산길에 눈이 덜 녹아 조심스럽다. 매봉도 내려가는 초입에도 눈이 아직 있다. 그래서 산길엔 겨울장비를 늘 갖추고 떠날 일이다. 산을 길게 돌아 진달래능선으로 내려왔다. 기온이 낮은 곳에서도 잘 자라는 잎갈나무가 있고,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 진달래도 있다. 오늘 산길 내내 새들이 많이 나왔다. 곤줄박이, 박새, 붉은머리오목눈이, 진박새, 동고비, 큰오색딱따구리 등등. 새들이 본격 움직이고 있다. 새가 봄을 미리 알아본다. 이름을 몰라도 꽃이 아름답듯, 뜻은 몰라도 새들의 노래는 즐겁다. 바람결이 다르다. 봄이 멀지 않았다. 

 

 

 

신나무 군락지 / 옛골에서 봉오재 가는길

 

 

 

찰피나무 / 철쭉능선에서

 

 

 

편마암

 

 

 

이수봉 원경 / 석기봉에 오르며

 

 

 

개박달나무 / 석기봉 부근

 

 

 

석기봉에서

 

 

 

망경대 / 매바위에서

 

 

 

매봉 가는 길

 

 

 

보리수나무 겨울눈

 

 

 

돌문바위

    

 

 

가지 끝이 하얀 신갈나무 / 매봉 하산길

 

 

 

잎갈나무 / 철쭉능선에서

 

 

 

아직 열매가 달린 참죽나무 / 원터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