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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왕봉 / 사나사계곡에서 오르는 함왕능선

향곡[鄕谷] 2023. 2. 14. 13:09

함왕봉(889.2)

사나사계곡에서 오르는 함왕능선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사나사 - 사나사계곡 - 함왕성터 - 우물터 - 함왕능선 안부 - 함왕봉 - 사나사계곡 - 사나사

이동거리 7.1㎞. 이동시간 4:14. 휴식시간 1:49. 계 6:03 (2023.2.12. 맑음. -3.9~8.5℃)

 

 

 

함왕봉 산행로 : 사나사 - 함왕성터 - 함왕봉 - 사나사계곡 - 사나사

 

 

 

산(山)은 3개의 산봉우리를 연이어 놓은 것을 그린 상형문자이다. 그 산봉우리가 이어지듯 용문산 줄기는 뾰족한 봉우리들이 줄을 섰다. 백두대간 두로봉에서 갈라진 한강기맥은 길게 이어서 내려오다가 용문산(가섭봉)을 만들었다. 더 내려서면 장군봉(1064)이고, 그다음 함왕봉(889.2)이 솟았고, 맨 아래 삿갓처럼 뾰족한 백운봉(941)이 서 있다. 아직 정상 부근 계곡에는 잔설과 얼음이 남아 있을 것 같아서 상대적으로 경사가 덜한 함왕봉으로 갔다.  

 

옛 문헌에는 미지산으로 적은 산이 용문산이다. 미지산의 '미지(彌智)는 '미르' 즉 '용'이다. 그것이 한자로 용문이 되었다. 이 산의 바탕 둘레가 백리가 되는 큰 산이라 계곡도 깊다. 출발지는 사나사(舍那寺)이다. 신라 때 창건한 이 절은 고려 때 양평 옥천 출신인 보우스님이 부처의 세 가지 몸(三身)의 하나인 노사나불(盧舍那佛)을 모시어 사나사라 이름 지었다는 유래가 전한다. 바로 옆으로 흐르는 맑은 계곡 사나사계곡도 유명하다. 

 

사나사계곡 초입은 산뽕나무, 개복숭아 줄기에 마른 버섯이 붙어 있고, 지난해 한창 나무를 괴롭혔을 덩굴들이 치렁 치렁하다. 얼음이 거의 다 녹은 계곡은 물소리를 제법 내며 흐른다. 계곡을 건너 산길을 오르면 낙엽이 물기에 적당히 젖어 산행을 도와준다. 8부 능선을 지나면 함왕성터가 있다. 둘레 2150m 성은 함왕이 있었다 하는데, 기록으로 명확하게 전하는 것은 없다. 산길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우물터가 있고, 후세가 세운 함왕성 유허비가 있다. 성은 자연 지형을 이용하여 쌓았는데 고려 때 난리에 마을 백성들이 이곳으로 피신하였다고 전한다. 

 

함왕성터부터 잔설이 남아 있다. 능선 음지 쪽에는 덜 녹은 얼음이 있어 조심스럽다. 뒤를 돌아보면 백운봉이 바로 앞에 우뚝하다. 양평을 지나다가 보면 자주 볼 수 있다. 산이 뾰족하여 히말라야에 푸모리봉을 닮았다고 '용문산의 푸모리'라 부르기도 한다. 함왕봉에서 능선 위로 보면 장군봉이 바로 앞에 있고, 용문산 정상인 가섭봉도 보인다. 욕심을 내려놓고 하산하였다. 하산길은 잠시 눈길 경사가 있지만 대체로 순하다. 능선에는 바위 위에 뿌리내린 소나무들이 있고, 비탈에 선 참나무들도 역경을 이기며 산다. 쪽동백나무는 소나무를 얼싸안고 있다. 나무도 살아가는 모습이 천태만상이다. 운명은 바꿀 수 없지만 운명에 대한 자세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나무는 강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산다. 

 

하산은 다시 사나사계곡이다. 여름보다 수량은 줄었지만 여전히 부지런하게 흐른다. 모든 생명은 물에서 온다. 그래서 물이 많은 산은 생명력이 넘치는 산이다. 내려오는 길에 용천빙벽이 있다. 물은 그렇게 얼어 있다가 녹으면 또 흘러간다. 물은 흘러가다가 구덩이를 만나면 멈춘다. 물은 구덩이가 넘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넘치면  또 흐른다.

 

 

 

사나사계곡

 

 

사나사계곡 입구에서 본 백운봉

 

 

함왕성 터

 

 

 

 

 

함왕성 터

 

 

 

함왕성 터

 

 

백운봉

 

 

하산길

 

 

하산길

 

 

사랑나무 / 소나무와 쪽동백나무

 

 

사나사계곡

 

 

용천빙폭

 

 

사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