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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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산시(山詩)

김병연 시 '나는 지금 청산을 찾아가는데'

향곡[鄕谷] 2005. 8. 16. 22:13

 

 

 

나는 지금 청산을 찾아가는데

 

                         김병연(金炳淵. 1807~1863)

 

 

 

나는 지금 청산을 찾아가는데

 

푸른 물아 너는 왜 흘러 오느냐?

 

 

我向靑山去  綠水爾何來

 

 

 

소나무와 소나무, 잣나무와 잣나무, 바위와 바위 사이를 돌아가니

 

물과 물,산과 산 곳곳마다 기기묘묘하구나

 

 

松松柏柏岩岩廻  水水山山處處奇

 

 

 

꼿꼿,뾰족뾰족,괴괴한 경개가 하도 기이하여,

 

사람 신선 신령 부처가 모두 감히 못 믿을 것 같구나

 

내 평생 금강산을 읊으려 별러왔으나

 

이제 산을 보니 시는 못쓰고 감탄만 하는구나

 

 

矗矗尖尖怪怪奇  人仙神佛共堪疑

 

平生詩爲金剛惜  及到金剛不敢詩

 

 

 ※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리… 유행가 가사대로, 죽장에 삿갓 쓰고 산수를 넘나들며해학과 풍자로 한 세상을 구름처럼 바람처럼 살며, 세상사를 질펀하게 담아내고 엮어낸 김삿갓의 시 중에서 산에 대한 시 몇 수를 옮겨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