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서울근교산행 14

수리산 / 안양과 군포 경계에 있는 산

수리산 경기도 안양, 군포 (2020.6.1) 수리산역-철쭉동산-슬기봉(469.3)-태을봉(489.2)-관모봉(426.2)-병목안캠프장 (5시간반) 수리산역에서 내려 철쭉동산을 거쳐 올라가는 수리산 산길은 편안하다. 쥐똥나무 향기가 코끝에 진하다. 아까시나무 꽃은 늦게 피어서 졌는지 바닥에 떨어진 꽃에 향기가 남아 있다. 때죽나무 꽃도 몇 가닥 남아 대롱대롱 보이고 하얀 꽃의 향연이 이 산에 펼쳐질 때는 벌나비가 많이 모였을 것이다. 편안한 길은 임도와 오르막 산길이 만나는 슬기정까지다. 그 다음엔 산 높이에 비해 경사가 제법 있는 산길이다. 산길엔 참나무과 잎이 애벌레의 희생양이 되어 많이 떨어졌다. 곤충들은 냉혈동물이어서 따뜻하고 밝은 곳을 좋아한다. 이곳이 볕이 잘 드는 곳이라 나무마다 애벌레들이 ..

청계산(성남) 옛골-석기봉 원점회귀 산행

청계산 옛골-석기봉 원점회귀 산행 옛골-정토사-약초 샘골-혈읍재-석기봉(583)-이수봉(545)-목배등-옛골 (경기도 성남) 이동 거리 10.6㎞. 이동 시간 3:41, 휴식 시간 1:29. 계 5:10 (2019.11.19) 전날보다 아침 기온이 10도가량 떨어진다는 한파특보가 내려도 최저 기온이 영하 3도이니 산행을 할만하다. 청계산 중에서도 경사가 완만한 옛골에서 혈읍재로 오르는 산길로 갔다. 비가 내린 흔적이 남아 있어 산빛이 맑다. 새소리는 덤불마다 가득하고, 물소리는 계곡마다 가득하다. 꽃과 곤충이 떠난 숲을 새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조용히 있으면 자연의 소리가 마음 깊숙히 들어온다. 혈읍재에 올라서니 과천 쪽에서 넘어오는 바람이 차다. 조선의 정치가 정여창이 이상 국가의 실현이 수포로 돌아가..

운길산 / 겨울 끄트머리에 나선 산행

겨울 끄트머리에 나선 산행 운길산(610m)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2016.1.29. 흐림. -1.4~5.4℃) 도곡리-꼭지봉-비봉-가마바위-갑산-새재고개-운길산-수종사-운길산역 (11.65㎞. 6시간 54분) 맹추위가 산하를 젓고 지나갔다. 혹시나 눈이 내리면 펄펄 내리는 눈 맞으러 나서려 하였는데, 기다리다가 그 눈은 맞지 못하고 그냥 나섰다. 눈 펄펄 내리는 풍경이 생각나는 곳은 서거정이 동방제일찰이라 이른 수종사이다. 수종사는 한강 두물머리를 조망하는 제1 경이고 말고다. 일찌기 조곡산(早谷山)이라 불렀을 정도로 상서로운 동살 아침 해가 한강을 건너오는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그래서 그러한지 또 다른 이름은 새벽산인데, 이제는 운길산(雲吉山)이라 바꿔서 부르고 있다. 덕소에서 어룡마을로 들어서..

사패산 / 왕이 패물로 준 산

왕이 패물로 준 산 사패산(賜牌山. 552m) 경기도 의정부시 (2015.1.25) 회룡역-호원2동 주민센터-호암사-사패능선-사패산-회룡능선-회룡사-회룡역(4시간 15분) 왕이 패물로 산을 사위에게 주었다. 선조의 딸 정휘옹주가 결혼할 때 부마 유정랑에게 패물로 하사하였다는 산이 사패산이다. 군주국에서 왕이 사위에게 패물로 무엇을 주지 못할까마는 그래도 그게 나라의 재산이 아니던가. 더구나 임진왜란 당시 백성을 속이고 나라를 팽개치고 도성에서 몰래 도망간 왕이다. 도성을 지키자고 주장하며 나라를 구하려 동분서주한 명재상 유성룡을 기회만 되면 자리에서 내리지 못하여 안달하고, 이순신 등 공을 세운 장군들은 갖은 이유를 대어 고문을 하여 그 명성을 깎아내린 반면, 호종한 신하들 위주로 상을 준 선조였다. 선..

운길산 / 구름 밖에 구름이 ‥‥‥

구름 밖에 구름이 ‥‥‥ 운길산(雲吉山 606m) 경기도 남양주시 (2014.1.18. 맑음. -4.9~0.8℃) 도곡리-억수농원-새재고개-운길산-수종사-운길산역 (8.5㎞. 5시간 20분. 휴식 1시간 20분 포함) 산행을 시작하는 도곡리 부근 땅은 조선의 훈련장이었다. 문무백관이 사냥을 즐긴 곳이 궁벌이고 그 마을이 궁(弓) 말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이곳 길 이름은 궁촌로(弓村路)이다. 그 뒤 조선 영조 때 영의정이었던 도곡 이의현이 살던 곳이라 그의 호를 따서 도곡(陶谷)이라 한다. 마을 입구에는 문용(文龍)마을이라는 큰 표지석이 서 있다. 학문의 대가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그 옆 덕소(德紹. 큰 덕, 이을 소)는 그 대가들의 큰 덕을 이은 마을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운길산의 처음 이름..

예봉산 / 눈 내려 아름다운 겨울 산길

눈 내려 아름다운 겨울 산길 예봉산(683m)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2013.12.22. 맑음. -6.8~2.1℃) 팔당역-예봉산-철문봉(632)-적갑산(564)-새재고개-억수농원 (4시간반) 동짓달에 눈이 오면 풍년이 든다 하였다. 며칠 전 내린 눈은 발자국이 날 정도의 자국눈은 넘어서고, 능선에는 눈이 남아 있어서 눈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순백의 세계에 마음도 순백이 되는 산이다. 눈 내릴 때 산에서 볼 수 있는 하늘과 땅이 합쳐지는 색깔을 지금 감상하지는 못하여도, 꼬부랑꼬부랑 눈 속 산길은 눈 내려서 볼 수 있는 설경이다. 눈 내려 산속에 들면 화가에게 따로 수고를 구하지 않아도 온 천지가 설경산수도이니, 겨울 그림 감상을 하려면 산에 오를 일이다. 원거리에서 열차를 타고 찾아온 친구가 있어..

용마산 / 두물머리를 넓게 보는 산

두물머리를 넓게 보는 산 용마산(594.4m) 경기도 광주시 (2013.2.16. 맑음. -7.0~2.6℃) 산곡초등-산곡샘-두리봉(고추봉.570)-용마산-밤골 (4시간20분) 산에 오르면 다 꽃이다 향곡 땅이 얼었다고 꽃이 피지 않으랴 산에 오르면 세상이 다 꽃이다. 바람이 품으로 드니 맑은 꽃이요 하늘이 머리에 내려 푸른 꽃이요 산에서 눈 밟는 맛은 상큼함의 꽃이다. ※ 경기도 광주에 있는 용마산은 하남에 있는 검단산 남쪽에 있는 산이다. 두물머리를 넓게 볼 수 있는 곳으로 일출도 장엄하다. 눈 내려 강물은 오히려 푸르고 산은 검다. 자줏빛 비단처럼 곱다는 옛이름 자봉(紫峰)이 풍광에 더 어울린다. ※ 교통편 : 서울지하철 2호선 강변역(1번 출구), 5호선과 8호선이 다니는 천호역 (4번,6번 출구..

춘삼월 검단 설경

춘삼월 검단 설경 검단산(黔丹山 657m) 경기도 하남시 (2012.3.24. 눈 후 맑음. 1.5~6.9℃ ) 산곡초등-육각정터-검단산-약수터-창우동 (2시간 50분) 하남에 들어서자 예봉과 검단의 산머리가 온통 하얗다. 산 아래 어제 종일 비 내리더니 산등성이는 온통 눈이다. "저게 눈이지요?" 버스 차창으로 보이는 설경을 보며 어떤 중년분이 믿지 못하겠다는 듯 나한테 확인을 한다. 산꾼에게 이 계절에 눈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산 오르기 전부터 가슴이 벅차다. 하늘은 푸르고 구름이 산을 덮고 지나가 더욱 아름답다. 산에 대해서 가지는 외경심은 이런 생각지도 않은 풍경이 나타날 때 또 생긴다. 매화와 개나리가 꽃을 내미는 것을 보고 산에 올랐는데, 오늘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나무에 눈 내려 가지..

호명산 / 물길 위 산에서 바라보는 장쾌한 조망

물길 위 산에서 바라보는 장쾌한 조망 호명산(虎鳴山·632.4m) 경기도 가평군 청평읍 (2012.3.17.맑음.7~16℃) 상천역-호명저수지-기차봉(610)-호명산-안전유원지-청평역(약10㎞.4시간40분) 호명산은 수목이 엄청 우거지고 사람이 다니지 않을 때 이 산에 살던 호랑이의 울음이 들리던 곳이라 지은 이름이다. 동으론 우리 말로 된 범울이계곡이 있고, 범울이마을이 있다. 산은물 위에 갇혔다. 서로는 석룡산 명지산에서 흘러온 조종천이 있고, 동으로는 북한강이 흘러 산 밑에 있는 청평댐이 청평호수를 이루며, 산 꼭대기엔 호명저수지가 있다. 산 위에 어떻게 물을 가두었는지 알아봤더니, 청평댐은 1944년에 만들었지만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1979년 양수발전소와 호명저수지를 만들었다. 전..

율리봉 / 솔숲이 부드러운 산길

율리봉(587m) 솔숲이 좋은 부드러운 산길 경기도 남양주시 (2012.2.26. 맑음. -5~3℃) 운길산역-286봉-332봉-율리봉-율리고개-팔당 2리-팔당역 (걸은 시간: 3시간 20분) 꽃샘잎샘에 반 늙은이 얼어 죽는다 하더니, 그리 춥진 않아도 산등성이에선 목이 차다. 하기사 이월바람은 쇠뿔도 오그라진다 하지 않던가. 무엇이든 변화의 시기엔 긴장을 늦추어선 안될 일이다. 산이 꺼실하다. 뿌리 깊은 나무는 가뭄을 타지 않는다 하였는데 모두가 꺼실하다. 올 겨울은 눈이 적어서 사람만이 아니라 나무도 풀도 눈을 애타게 기다렸건만 눈은 흡족하지 못하다. 어느 구름에서 눈이 내릴지 하늘은 아직도 마르다. 조안리에서 율리봉 오르는 길은 순하다. 이젠 순한 길을 타야 한다. 산을 많이 올라서인지 무릎이 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