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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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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길산 / 구름 밖에 구름이 ‥‥‥

향곡[鄕谷] 2014. 1. 19. 13:21

 

 

 

 

구름 밖에 구름이 ‥‥‥

운길산(雲吉山 606m)

 

경기도 남양주시 (2014.1.18. 맑음. -4.9~0.8℃)

도곡리-억수농원-새재고개-운길산-수종사-운길산역

(8.5㎞. 5시간 20분. 휴식 1시간 20분 포함)

 

 

 

산행을 시작하는 도곡리 부근 땅은 조선의 훈련장이었다. 문무백관이 사냥을 즐긴 곳이 궁벌이고 그 마을이 궁(弓) 말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이곳 길 이름은 궁촌로(弓村路)이다. 그 뒤 조선 영조 때 영의정이었던 도곡 이의현이 살던 곳이라 그의 호를 따서 도곡(陶谷)이라 한다. 마을 입구에는 문용(文龍)마을이라는 큰 표지석이 있다. 학문의 대가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그 옆 덕소(德紹. 큰 덕, 이을 소)는 그 대가들의 큰 덕을 이은 마을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운길산의 처음 이름은 새벽산이요, 조곡산(早谷山)이었다가 운길산(雲吉山)이 되었다새재고개에 이르면 운길산이 보이고 예봉산 오르는 산길이 나타나서 산행을 본격 준비해야 한다. 새재고개 너머 마을이 조안(鳥安)면이요, 그 아래로 흐르는 내(川)가 조곡천(鳥谷川)이며, 그 고갯마루는 새재고개이다. 이곳 재 너머로 새가 넘나들었으리라.

 

잔설은 사라지고 산길은 푸석하다. 얼음이 길 밑에 남아 있어도 걸으면 먼지가 푸석푸석 날린다.  산길에 선 나무들도 겨울바람에 수척해졌다. 그 가운데에도 큰 나무들은 위엄을 갖추고 있다. 지나던 산객이 큰 소나무 가지 틈에 동자승을 모셔 놓았다. 높은 곳에 앉아 눈은 멀리 강물에 닿으니 이룸이 있으리라. 반 나절 정도 산을 넘고 넘으면 바로 앞에 수십 리 산하가 펼쳐지는 수종사가 있다. 걸림 없는 이 풍경을 두고 서거정은 조망이 동방제일찰이라 단언하였다.

 

조선 세조가 두물머리에 이르자 종소리가 들려서 올라보니 이곳이었다는 얘기는 수종사를 유명하게 만든 이야기이다. 수종사에 오른 문인들도 많고, 남긴 시도 많다. 이곳에 오르면 두물머리 풍광은 그야말로 구름 밖에 구름이요, 산 밖에 또 산인 풍경이다. 초의선사가 차운하였다는 홍현주의 시 '구름 밖의 구름이요, 꿈속의 꿈이네' 하는 시가 이곳 풍경에 어울리는 그럴듯한 구절이라 나는 여기고 있다.  

 

 

※ 교통편

(갈 때) 중앙선 용문행 전철 이용 (30분 간격) 덕소역 하차, 역 앞에서 99-2 버스 (30분 간격)를 타고 종점 하차

(올 때) 운길산역에서 청량리행 중앙선 열차 이용   

 

※ 특징 : 수종사에서 보는 한강 조망이 뛰어난 산행지. 운길산에서 예봉산 내려서는 길이 바윗길이다

            예봉산과 운길산 종주가 가능하며, 종주하는 경우 7~8시간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