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끄트머리에 나선 산행
운길산(610m)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2016.1.29. 흐림. -1.4~5.4℃)
도곡리-꼭지봉-비봉-가마바위-갑산-새재고개-운길산-수종사-운길산역 (11.65㎞. 6시간 54분)
맹추위가 산하를 젓고 지나갔다. 혹시나 눈이 내리면 펄펄 내리는 눈 맞으러 나서려 하였는데, 기다리다가 그 눈은 맞지 못하고 그냥 나섰다. 눈 펄펄 내리는 풍경이 생각나는 곳은 서거정이 동방제일찰이라 이른 수종사이다. 수종사는 한강 두물머리를 조망하는 제1 경이고 말고다. 일찌기 조곡산(早谷山)이라 불렀을 정도로 상서로운 동살 아침 해가 한강을 건너오는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그래서 그러한지 또 다른 이름은 새벽산인데, 이제는 운길산(雲吉山)이라 바꿔서 부르고 있다.
덕소에서 어룡마을로 들어서는 마을버스를 탄 산꾼은 5명으로 단출하다. 종점에서 내려서 갑산으로 오르는 산모퉁이에서 올라갔다. 북사면에서 북서로 얼굴을 돌리면 뺨이 차갑다가 다시 반대편으로 돌아서면 차가운 기운이 없어지니, 작은 공간에서도 냉기의 변화가 무쌍하다. 겨울 추위에는 살이 시리지만 봄추위에는 뼈가 시리다는 속담도 있듯 계절을 건너가는 바람은 그리 호락하지는 않다. 산의 나무들은 겨우내 거친 바람을 맞아서 그러한지 꺼칠하다. 이미 숨이 넘어간 나무들은 외형만으로는 살아있는 나무와 분간을 못할 정도로 처연히 서 있다. 그래도 산길에는 봄날 맑은 빛을 가장 먼저 전할 새라, 나무가지 끝에서 봄바람을 기다리는 움이 낱알만큼 나와 있었다. 바람은 불어도, 겨울 가기가 멀지 않고 봄 소식은 이내 오리다.
※ 교통편 : 중앙선 덕소역 앞에서 30분 간격으로 예봉산, 갑산으로 가는 99-2번 마을버스 이용, 종점 하차
※ 참고서적 : 야생동물 흔적도감. 최태형 최현명 지음. 돌베개. 2007. p292.
비봉에서 보는 덕소와 한강 풍경
비봉에서 보는 예봉산 방향 전망
똥 모양으로 보아 고양이과인 삵(살쾡이)과 비슷하다
운길산 하산지점에서 보는 두물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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