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산에 절하는 산
추읍산(趨揖山. 582.6m)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2016.3.20. 맑음)
원덕역-구판장-추읍산-샘터-삼성교-물소리길(흑천길)-용문역 (10.8㎞. 5시간 8분)
추읍산은 양평군 용문면에 있는 작은 산이다. 예를 갖추어 다가가(趨) 공손히 허리를 굽힌다(揖)는 뜻을 가진 산인데, 그 대상이 이 부근에서 가장 높은 용문산이다. 자연은 자기를 낮춘다. 사람이 배울 일이다. 자세를 낮출수록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비울수록 채울 수 있다. 노자(老子)가 말하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상선약수 ·上善若水)는 말에서 그것을 읽을 수 있다.
중앙선 전철을 타고 원덕역에서 내리면 논을 사이에 두고 추읍산이 보인다. 추읍산은 멀리서 쳐다보면 마치 큰 동물이 엎드려 있는 모습이다. 순하다. 산 밑에서 바로 오르는 산길이어서 오름에 다소 경사가 있으나 어렵지는 않다. 정상에서는 날씨가 흐려 용문산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고 절 하지 않을 산은 아니다. 보지 않는다고 그만두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산에서 내려와 용문으로 이어지는 물소리길을 걸었다. 물소리길은 양수역에서 용문사까지 물길 옆으로 68㎞를 걷는 길인데, 그중 일부인 흑천길이다. 산은 모이는 곳이고, 물은 흐르며 떠나는 것이다. 물길을 따라 터벅터벅 걸어갔다. 산에서 봄꽃을 보고, 냇가에서는 물소리 듣는 호사를 누리며 걸었다. 물길이 산길보다 아무래도 더 여유가 있다. 마침 용문 장날이라 장날구경도 할 수 있어서 또 다른 호사를 누렸다.
※ 교통편 : (갈 때) 중앙선 원덕역 하차. (올 때) 중앙선 용문역 승차
추읍산 원경
물소리길 흑천길
용문장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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