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 2
과음봉(566m)-된봉(475m)
천마산 줄기에 있는 산
경기도 남양주시 (2016.4.3. 비. 기온 6℃내외)
평내호평역-판곡중-관음봉-된봉-송릉리-광해군묘-송릉리 (11.2㎞. 4시간 50분)
경춘선 열차에서 내리니 빗방울이 가늘게 떨어졌다. 지도를 보며 관음봉을 찾아 나섰다. 호평 IC 아래 굴다리를 지나 산길을 찾았으나 공사로 길을 찾을 수 없다. 묘마다 작은 문인상들이 서 있는 곳을 지나, 길 없는 길을 치고 올라갔다. 진달래와 생강나무는 실비에 젖고, 나무마다 싹을 피워 산길이 싱그럽다. 층층나무 가지에도 쌀알만큼 올라오는 싹들이 가지런하다.
능선 위에서 길을 만나 관음봉에 올랐다. 세상의 소리를 잘 듣는 곳이 관음봉이다. 집중하면(觀) 터득한 사람에게는 깊은 소리(音)가 들린다고 한다. 세상 사람들의 소리를 들어야 할 사람들이 와야 할 곳이다. 빗속에서 식사를 하면서 두견주를 만들어 마시며 몸을 덥히고, 다시 길을 나섰다. 길은 안개와 봄꽃에 덮여 신비한 세상이 되었다. 자그마한 오르내림이 있는 된산을 지나니, 갈림길에 표지가 없어 방향을 이리저리 가늠하며 길을 찾았다.
길을 따라갔더니 어느 절집인 선원이다. 법회를 마치고 사람들이 나오니 있으니 돌아서 가라 한다. 건너편 능선으로 가는 중인데, 돌아가라니 난감하였다. 이 절은 길 잃은 사람대접을 그리 하는 모양이다. 돌아 나왔다. 몇 년 전 도봉산에 갔었는데, 원통사 처마 밑에 서서 잠시 비를 피하였다. 보살이 나오더니 공양이나 하고 가라 하였다. 그저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한 것만도 좋은데, 낙수 소리에 머리가 청량하였다. 참된 지혜가 막힘이 없는 것을 원통(圓通)이라 하는데, 절 이름도 그러하고, 그곳 골짜기 이름 무수(無愁)골처럼 모든 근심이 물에 잠겨 흘러갈 곳이었다. 물처럼 흘러가는 것이 좋다.
산에서 내려와 송능리에 있는 개울을 건너면 광해군묘가 있다. 광해군은 정치적 이유로 쫓겨난 왕이다. 그래서 자리에서 물러나서도 온전히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다. 폐군이어서 조선 왕릉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그러지도 못하고, 외진 곳에 묻혀 있다.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길 안내는 부근에 있는 공원묘지보다 못하였다. 외딴곳이니 갈림길에는 표지를 세워야 할 것이다. 빗줄기는 더 굵어졌다. 동네를 돌아 나오던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 차창에 빗물은 사선으로 흐르고, 사릉(정순왕후. 단종비)을 지나오는데, 큰 글씨 안내판에 광해군묘에 들어갈 사람은 사릉관리소에 신청하라고 썼다. 그렇다고 되돌아 가랴? 거꾸로 다니는 사람도 있다.
※ 교통편 (갈 때) 경춘선 상봉역 승차, 평내호평역 하차
(올 때) 송릉리에 64번 버스 승차, 금곡역에서 환승, 상봉역 하차
길을 잃어 처음부터 이런 산길로 올랐다
관음봉에서 본 천마산 정상
나뭇잎은 비에 젖어 색감이 곱다
된봉에서 본 관음산
층층나무 새싹
광해군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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