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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산 / 계곡에서 즐기는 한여름

향곡[鄕谷] 2016. 7. 25. 12:42

 

계곡에서 즐기는 한여름

중원산(812m)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2016.7.25. 맑음. 24.1~32.0℃)

용문사주차장-용계골-너덜지대-안부-(옛) 중원산 정상-갈림길-용계골-용문사주차장 (5시간)

 

 

날은 계속 더웠지만 용문역에 내리니 선선하였다. 역 바깥으로 나가니 음식점 기사들의 고객 유치가 적극적이다. 5명만 된다면 어디든 모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경쟁이 참으로 치열하다. 용문사주차장에 내려서 찐 옥수수와 감자를 사서 간식을 하고 용계계곡으로 발길을 옮겼다. 물길이 콸콸 힘이 넘친다. 늘 와도 싱그럽다. 

 

옛 중원산 정상으로 한 바퀴 돌았다. 물길을 벗어나니 기온이 더 오르기는 했지만 숲 바깥에 견주면 엄청 시원하다. 동행인이 핸드폰으로 꽃 사진을 찍어서 즉시 검색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가르쳐 주었다. 산에 가서 궁금한 꽃을 즉시 알 수 있으니 편리하다. 점점 사람이 기계에 의지하여 사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노래를 배우는 분이 있어 노래 한 곡을 권하여 들었다. 즐겨 배우고 노래하니 솜씨가 다르다. 폭포수 소리가 화음이 되었다. 모두 같이 합창을 한 곡 하고, 또 한 사람이 정지용의 '향수'를 목소리 내어 불렀다. 갑자기 이루어진 작은 음악회 분위기는 절정이었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포부가 무엇이냐 물으니, 자로를 비롯해 전부 정치적 야심을 토로했는데, 증점이라는 제자는 "목욕하고 바람쐬고 시를

읊조리면서 돌아오겠다" 하였다는 바로 그 분위기였다. 

 

물 맑고 시원한 계곡에서 탁족을 하고 흥얼거리며 내려와, 용문에서 최근에 찾아낸 버섯집으로 갔다. 능이버섯국에 막걸리로 뒤풀이를 하였다. 증점의 영귀(詠歸. 시를 읊조리면서 돌아옴)의 분위기가 남은 데다, 버섯집 분위기도 좋고 뒤풀이의 흥이 무르익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