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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봉에서 구름 보기

향곡[鄕谷] 2008. 7. 27. 17:08



원효봉에서 구름 보기

북한산 원효봉

 

경기도 고양시 (2008.7.27)

효자원-시구문-병풍바위-원효봉-북문-효자비 (3시간반)

 

  

 

비 온 뒤 구름을 볼 작정으로 원효봉으로 갔다. 시구문을 지나 앞서 가는 사람들이 길을 벗어나길레, 빗길로 올라가기가 좀 까탈스런 길인데 하고 생각은 했지만 호기심이 발동했다. 바위 밑에서 사람들이 헬멧을 쓰고 바위 올라가는 차림으로 장비를 갖추었다. 아이구 이게 아니구나 생각은 했지만 이미 한참 올라 온 뒤였다. 

 

바위는 축축하고 신은 미끄럽고 손 잡을 곳이 어렵고 발 디딜 데 정하기가 어려웠다.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아 바위꾼 도움을 두어 번 받아 겨우겨우 올라섰다. 더 이상 올라가기가 어려워 원효암 가는 길로 내려섰으나 천길 벼랑이라 포기하고, 북문 쪽으로 돌아가는 산길을 잡아 겨우 원효봉으로 올라갔다.

 

원효봉 올라 구름을 보기로 작정한지라 막걸리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넘실넘실 너울대는 구름 속 넓은 바위에 앉았다. 이리 둥실 저리 둥실 휘휘 가는 구름아 오늘은 너 보러 왔다. 직장 후배들을 만났다. '선배님, 인생은 어짜피 막걸리 입니다. 막걸리 먹듯 느리고도 텁털하게 사는 것입니다.  안맞는 양주 먹다간 취해서 인생 미리 하산해야지요.' 

 

 

※ 병풍바위는 위험구간 입니다. 바위타기 전문가들이 다니는 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