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살
여백과 아름다운 문양
어릴 때에 고한옥에서 살았다. 내 방문은 안쪽 문은 장방형 정자(井字) 문살로 된 미닫이였고, 덧문은 여닫이 띠 문살이었는데 아침 햇살이 비치면 바깥쪽 띠 문살 그림자가 미닫이문 창호지를 통하여 비쳤다. 창호지로 비치는 아침 햇살이 그리 포근할 수가 없었다. 누워서 문살 모양에 맞추어 눈으로 글자를 쓰기도 하였다.
늦가을 햇볕이 좋은 휴일엔 온 식구가 아침 일찍 문짝을 떼어내어 우물가에서 씻어 말린 뒤에는 문종이를 바르느라 모두 바빴다. 큰 국자를 휘휘 저어 솥에다 풀을 쑤고, 둥그런 목욕탕 나무뚜껑을 마당에 내어 놓고 그 위에 창호지를 펴서 풀을 바르고, 문짝에 균형을 맞추어 문종이를 발랐다. 꽃밭에서 맨드라미 꽃이나국화잎을 따서 문종이에 붙여 모양도 내었다.
문살은 가는 나무에 못을 치지 않고 만들기에 약해 보이지만 구조가 꽉 짜여서 힘을 받아 강하다. 문살은 여백이 있어 좋고 아름다운 모양이 좋으며, 창호지를 바르면 통할 듯막아 놓은 공간은 은근하고 푸근해서 좋다. 겨울바람이 불면 문풍지에서 부르릉하며 나는 소리를 듣고 깔깔대던 어릴 때 친구 얼굴이 생각난다.
내소사 대웅보전 (변산)
내소사 대웅보전 (변산)
봉정사 영산암 (안동)
운현궁
성균관
창경궁
창덕궁
정와 (안동 풍천면 가일리)
관석헌 (경기도 광주시 분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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