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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지붕 잡상 /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토우

향곡[鄕谷] 2009. 3. 31. 23:22

 

 

궁궐 지붕 잡상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토우

 

 

종묘 영녕전

 

 

 

궁궐 지붕을 보면 기와지붕 내림마루나 추녀마루에 한 줄로 서있는 군상을 볼 수가 있다. 흙으로 빚어 만든 이 토우를 잡상(雜像)이라 부른다. 높은 위치에 있어서 그 모양을 자세히 볼 수가 없어도 모자를 쓴 사람 형상과 여러 동물 형상인 것은 알 수가 있다. 잡상을 처음 사용한 것은 중국 송나라 때라 하는데 우리나라는 고려시대에 그 자료를 찾아볼 수가 있다. 일반 백성들 주택에는 쓰지 않았고, 궁궐 정문, 능이나 원의 정자각, 종묘, 성균관 지붕에 잡상을 사용하였다.

 

잡상을 만든 것은 궁궐에서는 나무가 많아 화재에 취약하므로 화재를 예방하고, 사람을 해치는 나쁜 기운을 막아주고, 왕실을 사악함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보통 3개에서 11개까지 홀수로 두었다. 맨 안쪽엔 용이 있고, 봉, 사자, 기린, 천마, 해마, 물고기, 해치, 후, 원숭이 등 11가지가 보통인데, 서유기에 나오는 식구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삼장법사인 현장,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도 있다. 모두 살(煞:죽일 살)과 화재를 막는 방편이었다.

 

2008년 2월 한겨울에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불에 탔다. 정신 나간 노인이 개인적인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불을 내어 앙갚음을 하였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어쨌든 이 숭례문도 주술적 방편으로 화마를 막기 위해 잡상을 세웠는데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였다. 이제 숭례문이 다시 서면 잡상도 다시 그 자리에 꼿꼿이 서서 못다 한 역할을 제대로 하기를 빈다. 

 

           

 

 

 

수원 화성 장안문

 

 

 

창경궁 홍화문

 

      

 

창덕궁

 

 

 

동구릉(헌릉) 정자각

 

 

동구릉(헌릉) 정자각

 

 

 

서삼릉(예릉) 정자각

 

 

 

서오릉(경릉) 정자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