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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안동 탐방

가송리예던길 / 천길 파란 물, 겹겹 푸른 산

향곡[鄕谷] 2011. 6. 13. 23:12

 

 

가송리예던길

천길 파란 물, 겹겹 푸른 산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2011.6.12. 맑음. 18.1~31.5℃)

 가사리마을-월명담-벽력암-장구목-월명담-가사리마을 (약 5㎞. 2시간 반)

  

 

 

퇴계오솔길을 예던길이라 하는데, 퇴계종택을 지나 이육사문학관을 지나면 그 길이 있다. 퇴계가 도산에서 청량산 가던 길을 되살려서 만들었다. '예던'이란 말이 '걷던'이란 뜻을 가진 옛말인데, 퇴계는 그 예던길을 '그림 속으로 드는 길'이라 하였다. 강 건너편 마을 사람들이 어른들은 예안장 가고 아이들은 학교 가던 길을 기억으로 더듬어서 가송리예던길을 새로 만들었다.

 

친구가 농사짓는 밭이 가송리예던길 시작점에 있어서 밭일을 잠시 멈추고 같이 걸었다. 굽이굽이 물 건너 고산정(孤山亭)이 솔에 있고, 젊은이 둘이서 고산 바위벼랑에서 첨벙첨벙 물속에 드나더위를 식힌다.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는 마을이라 가송리(佳松里)인데, 이름대로 아름답다. 도산구곡에서 가송협(佳松峽)으로 부르는 곳이다. 가송리마을회관을 지나 처음 만나는 시멘트다리를 건너면 가송리예던길 출발점인 가사리마을이다.

 

초입은 벼랑길로 가파르다. 바위손이 벼랑에 붙어 자라고, 고라니 한 마리가 월명담(月明潭) 깊은 물에 떨어져 숨져 있었다. 어젯밤 이 좋은 경치를 구경하다가 실족한 모양이다. 퇴계도 이곳에서 '깊숙이 뚫린 못이 빼어나게 푸르러, 불가사의하고 괴이하다' 하였는데, 깊고 맑고 그리고 푸르다. 월명담을 지나면 길이 갈라져, 왼쪽은 산 넘어 장구목으로 돌아가는 이고, 오른쪽으로 뚝 떨어지는 길은 강을 따라 물길을 보며 걷는 길이다.

 

강을 따라가서 벽력암에 섰다. 농암종택이 천길 벼랑 아래 자리 잡고 있다. 농암 이현보가 '어부단가'에서 "굽어보니 천길 파란 물, 돌아보니 겹겹 푸른 산"이라 한 곳이 틀림없이 이곳일 것이다. 절벽에서 돌 떨어지면 벼락 치듯 소리가 났다 하여 '벼락소'라 하는데, 아찔하게 높다. 청량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따라 아이들은 노를 저어 오고, 먹황새가 살았다는 학소대는 눈앞에 우뚝하다. 농암이 시를 읊조리며 꿈꾸었던, '강과 달과 술'이 한데 어울릴만한 곳이다. 눈 소복이 내리거나 깊은 밤 달빛 비추어 천지가 은백일 때 벽력암 절경산수에 서면, 마음은 절로 무심해지리라.

 

 

 

※ 가는 길

 

 (1) 안동에서 가는 길 : 안동시청-도산서원-온혜-가송리 농암종택 표시판-가송리마을회관 - 왼쪽으로 보이는 시멘트다리를 건너감-가사리마을

 (2) 서울에서 가는 길 : 중앙고속도로 풍기나들목-영주-봉화-봉성-청량산 입구- 가송리 농암종택 표시판 (이하 위와 같음)

 

 

 

 

가송협 / 건너편 고산정이 보이고, 멀리 가사리마을이 있다

 

 

 

 고산정이 있는 청량산 끄트머리

 

 

 

 

산딸기

 

 

 

 

 월명담 가는 길

 

 

 

 

 벼랑바위 아래가 월명담이다

 

 

 

 

 바위손

 

 

 

 

 농암종택 / 벽력암에서

 

 

 

 

 농암종택 / 벽력암에서 내려보며

 

 

 

 

 

 

 굽어보니 천길 파란 물 / 벽력암 아래

 

 

 

 

 먹황새가 살았던 학소대

 

 

 

 

 월명담에서 가사리마을 가는 길

 

 

 

 감자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