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일마을
고택에서 나누는 가을 정취
경북 안동시 풍천면 가곡리 가일마을 (2011.10.1~10.2)
가일마을은 600년 세월 지나온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안동권 씨와 순흥 안 씨 집성마을이다. 바로 옆 하회마을의 역사문화나 지형의 절묘함, 소산마을이 자랑하는 충절과 고적엔 덜할지 모르지만, 아름다울 가(佳) 날 일(日) 마을이름대로 오랜 세월을 수수하게 간직한 아름다운 마을이다. 친구 본가가 그곳이어서 가끔 가는 편이고, 그 깊이를 알수록 늘 정겹고 새롭다.
마을 앞에 펼쳐진 가일벌은 가슴이 다 시원하고, 가일못 옆 수백 년 된 양버들과 회화나무 위용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동구 밖에서 가져온 잡념이 있다면 틀림없이 다 두고 가게 할 가일못도 있다. 마을을 지키는 거목의 위용인지, 외지인이 찾아오지 않음인지 모르지만 조용한 것이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동네 안으로 들어와 구경하는 사람이 늘었다. 옛 사람 살던 흔적이 궁금해서 그럴 것이다. 집 안으로 구경온 사람에게 빈 입으로 보내기가 아쉬워 친구가 토란 한 묶음을 싸서 주었다. 이것이 인심을 내는 방법이요 인정이다.
머리를 식히는 좋은 일이 많았다. 마당에서 쳐다보는 밤하늘의 별. 울 안에서 자란 채소로 먹을 것을 다 해결한 끼니. 가일못에서 피어 오르는 황홀한 물안개. 감나무에서 떨어진 홍시를 쓱쓱 닦아서 먹는 간식. 산에 올라가 알밤 줍기. 오가는 길에 한참을 쳐다본 누런 벌판. 한밤중 닭 우는 소리. 이리저리 자라난 나무가지 치기. 마당 가운데 버티고 있던 큰 나무뿌리 캐기. 나무 결을 살려 공예품 만들기. 할아버지 냄새나는 사랑방에서 목침 배고 자기. 밤 공기를 마시며 도란도란 정겨운 사람들과 숯불을 피워 놓고 대포잔 기울인 일. 모두가 그러하다.
아침 가일벌. 산 오른쪽 너머에 하회마을이 있다
가일마을 입구 양버들과 회화나무의 위용
가일못에서 보는 옥정봉 아래 가일마을 원경
야유당
권성백고택
고택
정와고택
정와고택 고방
울릉쑥부쟁이
산수유나무에 앉은 곤줄박이 / 정와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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