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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배꼽, 고마리

향곡[鄕谷] 2013. 8. 28. 23:41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배꼽

고부간 갈등이 만든 꽃

 

비슷한 꽃....고마리

 

 

 

 

오래전부터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인 고부관계는 갈등의 관계요 마음 졸이는 긴장의 관계였다. 그래서 뒤를 본 며느리에게 준 밑씻개는 잎 뒤에 잔가시가 있으니 그것을 어찌 쓰라고. 속으로 그게 시어머니 마음이라고 그랬을 것이다. 다른 얘기로는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건네주었다는 얘기도 있다. 누구 얘기가 맞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러면 안 된다. 한 사람은 어머니 요 남의 귀한 딸을 데려왔는데 그러면 안 된다. 

 

며느리배꼽도 그러하다. 며느리를 데려왔는데, 시집살이하느라 귀 막고 입 막고 다 막고 하여 그만 병신인 줄 알고 도로 친정으로 데려다주러 갔다. 그런데 길가 예쁜 꽃을 보고 며느리가 말문을 열었으니‥‥‥. 병신은 아닌지라 다시 데리고 돌아오는 길에 본 꽃이 며느리배꼽을 닮았다나. 며느리 옷을 얼마나 안 해 입혔으면 배꼽이 나올 정도였더냐. 시아버지가 갔을 텐데 아니 며느리배꼽을 봐도 된다더냐. 시집살이 설어워라.

 

며느리밑씻개나 며느리배꼽은 가시가 난 것은 비슷한데, 며느리밑씻개는 별사탕같이 생긴 분홍색 꽃이 피고, 잎은 뾰족한 세모꼴로 줄기 쪽 잎이 움푹 파였다. 잎자루는 잎 끄트머리에 달렸다. 반면 며느리배꼽은 녹색에서 푸른색 그리고 까맣게 변하는 열매가 달리고, 잎은 둥근 세모꼴이다. 잎자루는 잎의 안쪽인 배꼽 부분에 달렸다. 며느리밑씻개는 턱잎이 다 둘러싸지 못하는데 비해 며느리배꼽은 턱잎이 줄기를 완전히 감싸고 있다.   

 

며느리밑씻개와 비슷한 풀에 고마리가 있다. 모두 여뀌과이다. 꽃만 보아서는 구별하기가 어렵다. 잎과 줄기를 보면 며느리밑씻개는 잎이 뾰족한 삼각형이고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데, 고마리는 긴 타원형이고 가시가 다. 며느리밑씻개든 며느리배꼽이든 앙갚음을 누구에게 하는 것인지, 긁히면 쓰리니 조심할 일이다.

 

 

 

 

 

며느리밑씻개 / 도일봉 (2013.8.24) 별사탕 같은 분홍꽃이 피고, 잎은 뾰족한 삼각형인데 줄기 쪽이 움푹 파였다

 

 

 

 

 

며느리배꼽 / 북한산 (2007.9.16) 둥근 열매가 달리고, 잎은 둥근 세모꼴이다. 줄기는 잎 뒤 배꼽 쪽에 달렸다 

 

 

 

 

 

고마리 / 파주 (2010.9.20) 분홍꽃은 며느리밑씻개와 비슷하나, 잎은 길쭉한 유선형으로 가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