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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동티베트

9. 즈메이야코우(子梅垭口)

향곡[鄕谷] 2015. 10. 9. 13:32

 

 

동티베트 배낭여행 9.

5일째 (2015.9.3. 비 후 갬)

 

즈메이야코우(子梅垭口)

 

 

 

야하야코우에서 수유차로 목을 축이고 다시 길을 나섰다. 고개를 내려서서 산허릿길로 가다가 이내 평탄한 들길이 나왔다. 들길 사이로 냇물이 흐르고, 아름다운 들꽃이 넓게 피어 있는 대자연 정원이다. 그 속에서 야크 떼들이 풀을 뜯고 있다. 냇물에는 물레를 이용한 마니차가 돌고 있다. 마니차를 한 번 돌리면 불경을 한 번 읽는 효과가 있다는데, 마치 밤중 물고기들이 다니는 것을 보고서 물고기 모형목탁을 만들어 두드리며 정진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큰 깃발 룽다도 있다. 룽다는 말갈기가 휘날리는 모습으로, 룽다는 바람의 말이다.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소리는 바람이 경전을 읽는 소리로 여긴다. 기도하는 이의 소원이 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이루어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티벳인들의 마음에도, 자연 속에도 영혼의 기도가 가득 차 있을 것만 같다.

 

들길이 끝나는 곳을 길게 돌아 산길로 접어들었다. 물이 있는 곳에는 천막을 치고 야크나 염소들을 기르는 사람들이 있다. 물길이 끝나는 곳에서 산길은 다시 경사가 급해졌다. 굽이굽이 오른다. 언제 우리가 이 길을 올라왔느냐 싶다. 잠시 돌산을 휘휘 돌아 고개에 닿았다. 갑자기 눈앞이 훤해졌다. 야하야코우에서 보던 것보다 가까이 더 넓게 설산이 열렸다. 해발 4550m 즈메이야코우(子梅垭口)다. 즈메이촌 가까이 있는 즈메이야코우다. 차에서 내려 산 위로 올랐다. 몇 발자국 내디디니숨이 가쁘다. 한 번 쉬고 스물,서른 ‥‥ 발자국 수를 늘리며 산을 올랐다. 산길에 핀 들꽃을 밟을라 조심스레 오른다. 고개에서 1㎞ 정도 오르면 야코우 정상이다. 돌탑이 있고 타르초가 바람에 펄럭인다. 가쁜 숨을 고르고 설산을 본다. 설산은 맑은 영혼이 내린 듯하다. 감탄을 몇 번이나 하며, 내려서기가 못내 아쉬웠다.

 

1시간가량 즈메이야코우에 오르내리고 다시 길을 나섰다. 즈메이야코우에서 즈메이촌은 계속 내리막길이다. 바로 밑이 즈메이촌인데, 굽이굽이 수십 굽이를 돌아내려 가는 길이 11㎞이다. 경사가 급하고 미끄러워 차도 조심해야 하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내려볼 수가 없다. 장족기사는 아까 평지에서는 좀 조는 것 같아서 이야기를 붙여 잠을 쫓았는데, 지금은 사뭇 긴장하여 내려간다. 굽이 산길을 내려서자마자 상즈메이촌이다. 기사와 이미 약속이 되어 있는지 주인이 대문 앞에 서 있고, 기사는 차를 그 집 안으로 몰아 쑥 들어섰다. 신도교를 떠난 지 6시간 40분이 걸렸다.

 

 

 

 

 

 

 

길에는 들꽃이 지천이다. 아름다운 대자연정원이다

 

 

 

사람이 사는 가옥 보다 마니차의 숫자가 더 많다

 

 

 

시냇물이 움직이는 물레를 이용하여 돌아가는 마니차

 

 

 

즈메이야코우 올라오는 자동차길(왼쪽길)

 

 

 

즈메이야코우에서 보는 설산 공가산 (이하 같음)

 

 

 

 

 

즈메이야코우를 오르며

 

 

 

 

 

 

 

 

 

 

 

 

 

 

 

 

 

즈메이야코우 고갯길. 오른쪽이 신도교에서 올라오는 길, 왼쪽 산 아래로는 즈메이촌 가는 길이다

 

 

 

즈메이야코우에서 즈메이촌으로 굽이굽이 내려가는 산길이 보인다 

멀리서 보면 산길이 산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즈메이촌 객잔 안주인이 마중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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