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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동티베트

6. 해라구 → 캉딩 → 신도교 가는 길

향곡[鄕谷] 2015. 10. 5. 21:01

 

 

 

동티베트 배낭여행 6.

3일째(9/1. 맑음), 4일째(9/2. 맑은 후 비)

 

해라구(海螺溝) → 캉딩(康丁) → 신도교(新都橋) 가는 길

 

 

 

해라구빙천에서 해라구로 내려와서 차를 수배하였다. 빙천을 오르기 전부터 따라다닌 사람이 싸게 부르기에 알아봤더니 5인용 승용차였다. 운전기사까지 일곱 사람이고 배낭도 있어서 어림도 없는 제안이었다. 다행히 8인용 차를 구하여 400원에 합의를 봤으나, 1시간 반 뒤인 5시 반에 출발할 수 있었다. 해라구 올라오던 공사판 도로와 다른 방향으로 틀어서 그런 다행히 없구나 여겼다. 지나가는 마을에는 우리가 어릴 때 보던 대나무로 만든 닭장도 있고, 옥수수와 대나무가 집 부근에 들어찬 아름다운 동네였다. 넓은 밭엔 농사를 짓느라 빈 땅이 없다. 이 동네는 개도 돼지도 양반이다. 차가 오든 말든 천천히 제 걸음을 걷는다. 저녁이 되니 기온은 뚝 떨어졌다. 

 

동네를 벗어나 비포장으로 들어서니 염소 떼가 길을 막는다. 계곡이 넓어지면서 길은 울퉁불퉁하다. 수해가 나서 길이 험해졌다. 찻길이 따로 없다. 라디오는 신나는 장족 음악이 나오고, 차는 덜컹덜컹하여 온몸 운동을 해야 했다. 그래도 계곡물은 옥빛이어서 얼굴이 환해졌다. 중국고산식물원 표지석을 지나 재를 넘으니 홍석공원이 멀리 보인다. 붉은빛 계곡 사이로 물살이 하얗게 내려온다.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고, 계속 나아가려니 승용차들이 돌길에 갇혀 나아가지 못하고 서있다. 더 좋은 길이 있지만 짧아서 이 길을 택한다고 한다. 길은 다시 아스팔트이지만 패여서 차는 수시로 뒤뚱거린다.

 

야가겅 경치가 좋아 다시 내려 사진을 찍을 때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였다. 고개를 넘으며 길은 좋아지긴 하였으나 비가 오기 시작하였다. 안개가 짙어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따금 말과 야크가 가운데 나타나 길을 막는다. 그런데도 조명도 켜지 않고 잘도 간다. 기사의 밤눈은 밝은 모양이다. 비는 폭우로 바뀌었다. 이 밤중에 도착하여 운전기사는 언제 돌아갈 것인가? 길이 평평해지며 멀리 캉딩 시내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시내 초입에 차를 세웠다. 처음 차를 세운 빈관은 비싸서 다른 곳을 다녀도 방이 없다. 운전기사는 돌아갈 생각을 않고 우리 걱정을 한다. 비싸도 방이 없는 걸 어떡하랴. 그냥 구해야 했다. 부근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티베트식 샤부샤부가 그렇게 매운 줄 몰랐다고 모두 다 혀를 내두른다. 빈관은 비싸도 화장실 물은 안 빠지고, 내부전화는 안 되고, 정전이 되어 자다가 방을 바꾸었다. 잠을 제대로 못 잔 사람들이 있었다.

 

숙소에서 신도교 가는 차편이나 여행사를 물어봐도 빈관에서는 아는 것이 없다. 모두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빈관으로서 시설이 너무 부실하고, 여행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갖춘 것이 없다. 숙소에서 나와 터미널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인 터미널(동관신차장)로 갔다. 이곳에서는 버스표를 팔지 않고 왼쪽으로 가면 버스표 파는 곳이 나온다고 한다. 길에서 서너 사람에게 물어도 아는 사람이 없다. 할 수 없이 신도교 가는 차를 빌리기로 하고 300원에 차를 구하였다. 11시 15분에 차가 출발했으니 지체되었다. 당초 즈메이촌에 가려하였으나 시간이 늦어져 중간에 있는 신도교로 행선지를 바꾸었다.

 

캉딩 시내 길은 좁고, 차량은 많다. 대형 트럭이 길을 메우고 있다. 번호 없는 차도 몇 대 보인다. 시내 개천은 수량이 많고 속도도 무척 빨라 사람이 들어갔다간 휩쓸려 찾지도 못할 것처럼 맹렬하다. 시내를 벗어나니 구름은 산 머리를 두르고, 차는 그 산허리를 두르고 오른다. 마니차(불경 두루말이를 말아 넣은 원통)도 길가에 보이고, 룽다(나무 막대를 이용해 세운 깃발)도 보인다. 티베트의 모습이 점점 많아진다. 40세의 장족 기사도 이 길이 라싸 가는 길이라 하였다. 라싸까지 가는 자전거족도 보인다. 우리 대장이 짜요! 짜요! 응원을 한다. 해발 4200m 고개에서 차를 잠시 세웠다. 비가 와 사진은 찍지 못하고 다시 차에 올랐다.

 

길에서 큰 트럭이 전복되어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있다. 운전기사는 재빠르게 어느 마당을 통과하려 하였다. 집주인이 길을 막고 통과비를 요구한다. 잔돈을 내밀었더니 더 큰돈을 요구한다. 기사는 두 말하지 않고 돈을 바꾸어 내민다. 이게 서로가 편하다. 비는 오락가락하면서 티베트 가옥들이 계속 나타나더니 오늘의 숙소인 신도교 야크객잔에 도착하였다. 수고한 기사에게 악수하며 행운을 빌며 티베트말 '타시델레'라 하였더니, '타시델레'라 답하며 씩 웃는다. 네팔로는 나마스테, 우리 말로 치면 '안녕' 정도 된다.

 

 

※ 해라구 → 캉딩 (80㎞) 차 빌리는데 : 400위안

   캉딩 시내버스 : 1위안

   캉딩 숙박 : 160위안 / 2인실

   캉딩 → 신도교 (77㎞) 차 빌리는데 : 300위안

   해발 고도 : 캉딩 2700m. 신도교 3350m

 

 

 

 

염소들이 막은 길

 

 

 

캉딩 가는 길. 길이 패여 차가 나아가지 못한다

 

 

 

우리가 빌린 차. 성능이 괜찮다

 

 

 

홍석공원

 

 

 

야가경 입구. 표지석엔 야자칭하이(雅家情海)라 적었다

 

 

 

캉딩 시내에서 우리가 탄 버스를 막은 야크떼

 

 

 

캉딩시내 기념조형물

 

 

 

캉딩 시내에서

 

 

 

신도교 가는 길. 구름이 산을 두르고 있다

 

 

 

신도교 가는 고갯길

 

 

 

해발 4200고갯길에 있는 타르초 장식

 

 

 

 

 

 

 

 

 

 

 

방목하고 있는 야크떼

 

 

 

티벳식 가옥과 타르초가 걸린 백탑

 

 

 

길가에 전복된 트럭

 

 

 

집 마당을 통과하는 차량에 통과비를 받는 여인

 

 

 

야크객잔

 

 

 

야크객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