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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동티베트

8. 야하야코우(雅哈垭口)

향곡[鄕谷] 2015. 10. 7. 20:08

 

 

동티베트 배낭여행 8.

5일째 (2015.9/3. 비 후 갬)

 

야하야코우(雅哈垭口)

 

 

 

밤새 양철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가 요란하더니, 새벽엔 말끔히 그쳐 아침 햇살에 산빛이 밝다. 이곳에 오늘 일기 예보는 11~18℃로 비가 조금 온다고 하였는데, 그 비가 아침에 다 온 것이기를 바랐다. 숙소에 나오는 물은 흙탕물이어서 생수로 양치질을 하고, 물티슈로 얼굴을 닦았다. 서둘러 이곳의 보통 아침식사인 죽, 만두, 달걀로 해결하고, 즈메이촌으로 향하여 나섰다. 차량은 전날 객잔 주인이 알아봐 주었다. 산은 나무가 없이 풀로서 푸르고, 강물은 비 온 뒤끝이라 시커먼 줄기이다. 청산이 있어야 녹수도 있다. 구름을 두른 산들은 낮게 보이지만 해발 4천m가 다 넘는다. 30여 분 아스팔트을 지나니 비포장길이다. 비가 온 뒤라 공사중인 도로는 온통 진흙창이다. 바퀴가 빠져나가는 것이 신기하다. 주변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 하여도 도로가 워낙 고르지 못하고, 뒤편에 앉은 데다가 차가 뒤뚱거려서 자세를 잡기 어렵다. 전날 사륜구동찝차가 아니면 갈 수 없다는 객잔 주인의 말이 맞다.

 

진흙창이 된 도로를 보수하는 사람들은 표정이 여유롭다.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태워주는 오토바이들이 마을에서 띄엄띄엄 나온다. 여인들은 붉은 띠로 머리를 묶었고, 남자는 중절모를 쓴 사람이 많고, 아이들은 실로 짠 모자를 많이 썼다. 기온 차가 있고 산 밑은 서늘하여 대체로 두꺼운 옷을 입고 있다. 우리가 며칠 동안 움직이는 높낮이도 3천에서 5천 m 사이여서 보온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제부터 3천m가 넘는 곳에 들어서서 고산증에 걸린 사람도 있고, 고산증에 대비하여 두통약을 먹기 시작한 사람도 있다. 고산증은 부족한 산소라기보다는 과다한 호흡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숙소에서 최대한 쉬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그 강도가 약해져서 해결되기는 한다는데 그 시간이 문제다.

 

비포장도로 들길,산길과 고개를 넘어 출발한 지 2시간 20분 만에 30㎞ 지점에 있는 야하야코우에 도착하였다. 산은 나무가 없어 허허롭다. 야코(垭口)산능선길에 있는 높은 산마루를 이르는 말이다. 고개가 4470m, 야하야코우가 4568m 이다. 고개에서 진행 방향으로 눈 앞에 설산이 나타났다. 설산의 환한 빛이 이곳까지 비추는 듯하다. 우리가 그제 해라구빙천에서 보려던 공가산이다. 해라구보다는 조망이 좋다. 야하야코우 입구 천막에 있던 아이가 반갑게 뛰어나온다. 항상 사탕을 준비하는 친구가 사탕을 건네준다. 천막에 있던 사람이 나와 입산료(5원/인)따로 받는다. 하늘 바람에 옷깃이 휘린다. 옷을 챙겨 입고 지팡이를 바로 잡아 천천히 올라간다. 경사가 있는데다가 고도가 있어 몇 발자국올라도 숨이 가쁘다. 정상에 올라서니 시원하고 호쾌하다. 잠시라도 순백의 영혼이 되려거든 설산을 볼지어다. 1시간 가량 야코우를 다녀뒤 천막에 들어가서 수유차를 마셨다. 야크버터차인 수유차를 마시는 것은 티베트에 온 통과의례이다. 맛은 밍밍하지만 바람 부는 날 따뜻하게 해서 마시면 도움이 된다. 평소 우유를 안 마시지만 두 잔이나 마셨다. 이제 다시 야하야코우에서 산길을 내려서서 한참을 가면 쯔메이촌이고 그전에 쯔메이야코우가 있다.

 

 

 

 

신도교를 나서며 나타난 강물

 

 

 

티베트식 가옥이 즈메이촌 갈 때까지 계속된다

 

 

 

집 앞 청소를 하는 장족 여인

 

 

 

 

이런 진흙창길은 약과이다

 

 

 

 

야생동물 막기 위한 울타리 안에 마니차가 보인다

 

 

 

 

티베트사원과 백탑

 

 

 

 

빙글빙글 야하야코우로 올라온 자동차길이 보인다

 

 

 

 

야하야코우 고개

 

 

 

 

 

 

 

 

 

 

 

야하야코우에서 보는 설산 공가산

 

 

 

 

야하야코우 정상

 

 

 

 

야하야코우에서 보는 공가산

 

 

 

야하야코우에서 내려서는 길

 

 

 

 

 

 

야하야코우 천막에 있는 어린이

 

 

 

수유차. 원하면 몇 잔이고 따라준다 

 

 

 

야하야코우에서 즈메이촌 방향으로 내려가는 자동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