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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동티베트

12. 공가사 트래킹

향곡[鄕谷] 2015. 10. 10. 14:32

 

 

동티베트 배낭여행 12.

6일째 (2015.9.4)

 

공가사 트래킹

 

 

 

아침에 일아나 공가산 쪽으로 난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하늘은 쾌청하고 기온은 선선하여 밀도 있는 공기가 방 안으로 밀고 들어온다. 점으로 삶은 달걀을 더 주문하였다. 짐을 가볍게 하고 작은 배낭으로 꾸렸다. 한 사람은 말을 타고 가기로 했는데, 마부가 벌써 대문 앞에 나와 있다. 처음 가는 길인 데다, 길 표시없는 곳에 마부가 곧 가이드가 되니 잘된 일이다. 동행인이 마부를 보고 이름을 물었더니, 그냥 마부로 불러달란다. 이곳 환경처럼 착하고 순하게 생긴 이 집 며느리인 마부이다. 객잔 앞 밭에서 임도로 들었다가, 공가사 표시판있는 내리막으로 들어선다. 요란하게 흐르는 냇가에 있는 출렁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공가사 가는 이다. 길은 조용한데 계곡물소리는 우렁차다. 물길이 세차 들어가서 손을 담글 수도 없다. 다리에도 타르초가 걸려 있다. 모든 자연이 기도의 장소가 되고 있다. 자연에 가까워질수록 신에 가까워진다 하였다.

 

공가사 가는 길은 초입이 습하고 질퍽하다. 나무에 드리워진 덩굴장막은 숲을 더 창연하게 한다. 산모롱이 메숲진 곳에서 산양이 두어 마리가 놀고 있다. 이따금 나무 사이로 드는 햇볕이 따사하다. 뒤돌아보니 산등성이 하늘빛은 더욱 푸르다. 사방을 살펴도 새는 없고, 앵초, 국화꽃이 피어서 산객을 반긴다. 중간중간 티벳어로 염원의 글귀와 타르초가 있다. 산은 완만하고 전날 오름을 겪어서인지, 잠시 뒷골이 띵하기는 했지만 다행히 잠시였다. 공가사를 얼마 앞 두고 설산 공가산이 나타났다. 햇빛을 받아 눈이 더욱 부시다. 그림으로 그려낸 듯 꿈결인가 싶다. 정상은 구름 속에 있어 좀처럼 그 모습을 내놓지 않는다. 정상을 알현하기란 어렵다. 7556m 정상을 3760m에서 보는 것만도 황송하다.

 

걸어온 길은 우리의 이정이요, 기억 속에 남아 있을 추억이다. 모두 설산 공가산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씩 남겼다. 다시 숙소가 있는 즈메이촌으로 돌아와 국수로 점심을 해결하였다. 어제 왔던 야코우가 있는 그 길로 신도교로 간다. 굽이굽이 즈메이야코우로 간다. 아까 점심 전에 즈메이촌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11㎞ 길을 걸어 올라가고 있었다. 즈메이야코우에 올라 공가산 쪽을 돌아보고, 야하야코우에서도 또 돌아보았다. 공가산은 구름가려 그 모습을 수가 없다. 그래도 우리는 설산의 기억을 가지고 왔다. 티베트란 말은 원래 몽골어 '투벳(Thubet. 吐番)'에서 유래하였는데, '눈 위의 거주지'뜻을 지니고 있다. 사는 곳이 높다는 의미다. 우리는 높은 곳에서 또 다른 높은 곳으로 한 주일을 더 움직여야 한다.

 

즈메이촌객잔에는 전기장판이 없어서 파카를 입고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잤더니 춥지는 않았다. 고산에서는 세수를 자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실제로 고산에 사는 사람들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 세수도 목욕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동행인이 세수를 하기에, 내심 조심해야 하는데 하면서 나도 머리를 감았다. 공가사 트래킹을 하고 나서 신도교 야크객잔에 도착한 뒤 몸이 으슬으슬 춥다. 이것도 고산병의 일종인 모양이다.

   

 

 

※ 즈메이촌 - 공가사 트래킹 (왕복) 11.8㎞. 5시간 10분

    공가사 입장료 : 20위안/1인

    마부 100위안, 말 100위안 / 1인

    즈메이촌 → 신도교 소요시간 : 4시간 7분

    즈메이촌 - 신도교 (왕복) 차 빌리는데 1600위안 + 수고료(숙박비 조) 100위안  

    신도교 야크객잔 숙박료 : 35위안/1인

  

 

 

 

공가사에서 보는 설산 공가산

 

 

 

즈메이촌 숙소 창문을 열고 보는 공가산 설경

 

 

 

즈메이촌에서 우리와 같이 길 떠난 마부

 

 

 

즈메이촌에서 공가산으로 건너는 나무다리. 타르초도 있고, 바위에도 글씨가 있다

 

 

 

나무에 드리워진 덩굴장막

 

 

 

습한 산길은 조금씩 올라가면서 없어졌다

 

 

 

마부는 앞에서 가고

 

 

 

타르초가 있는 산길

 

 

 

공가사 가까이 가면 산길이 편안하다

 

 

 

공가사 앞 샘. 3주간 다니면서 길에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물은 이곳이 유일하였다

 

 

 

백탑 뒤로 공가산이 보인다 / 공가사 앞

 

 

 

공가사

 

 

 

공가산 만년설

 

 

 

 

 

 

공가사

 

 

 

공가산

 

 

 

다시 공가사에서 즈메이촌으로 돌아간다

 

 

 

산에서 만난 야크들

 

 

 

즈메이야코우 올라서며 보는 공가산이 구름 사이로 살짝 보인다.

산 밑에 즈메이촌이 있고, 거기서 올라오는 길은 경사가 급하다

 

 

 

고개로 올라서니 구름은 더 넓게 더 짙어졌다

 

 

 

되돌아가는 길은 산들이 아득하다 / 야호야코우에서

 

 

 

야크 떼가 점점이 보이는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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