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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동티베트

13. 탑공사(塔公寺)

향곡[鄕谷] 2015. 10. 12. 19:34

 

 

동티베트 배낭여행 13.

7일째 (2015.9.5. 맑음)

 

탑공사 (塔公寺)

 

 

 

어제 몸이 으슬으슬 춥더니 아침은 밥맛이 없다. 친구가 준비한 누룽지로 아침식사를 하였다. 입맛이 없으니 중국의 향채가 더 멀어진다. 중국인들도 우리의 깻잎을 멀리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해라구빙천에서 사 온 당귀로 차를 끓여 마시며 몸을 따뜻하게 하였다. 오늘은 신도교를 떠나 탑공사에 갔다가 리탕(理塘)까지 가는 일정이다. 신도교에서 리탕까지는 205㎞이나, 리탕과 다른 방향으로 33㎞를 갔다가 와야 하니 270㎞는 움직여야 하는 셈이다. 해발은 3350m에서 4014m로 이동한다. 고산에서 벗어나려면 아직 더 있어야 한다. 

 

신도교에서 탑공사 가는 길은 산과 강의 바위에 기원의 글씨가 빼곡하다. 산에 올라 바위마다 글씨를 것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물살이 빠른 강에 들어가 어떻게 바위마다 글씨를 쓸 수 있었을까? 그들의 염원이 그만큼 간절하다는 것이다. 기사가 물가 도로 옆에 차를 세운다. 행상이 있는데 사고 싶어도 살만한 것이 없다. 마음이 넓지 못한 탓일까. 차를 부려 탑공사로 갔다. 탑공사로 가는 신도들과 승려들이 꽤 많다. 사원 앞에서 거지들이 구걸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도 부채를 팔거나 빈손으로 돈을 요구한다. 거지들에게 돈을 줄 때는 용기가 필요하다. 부근의 거지들이 다 달라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예 다 생각을 하고 나눠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보시를 할 생각으로 두둑한 돈다발을 들고 있었다.

 

입장료를 내고 사원으로 들어갔다. 종교행사를 하고 있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승려들은 앞쪽에 앉았고, 신도들은 뒤에 열을 지어 앉았다. 염불소리와 향을 피우는 연기가 사원을 메우고, 신도들은 하얀 천를 앞으로 힘껏 던진다. 복을 기원하는 뜻인 것 같다. 저 사람들은 무슨 소원을 빌까, 궁금해졌다. 뒤에 도착한 신도들은 연신 손을 모아 깊게 고개를 숙여 기도를 하고, 오체투지(五體投地)로 절을 하는 사람도 있다. 오체투지란 그대로 온 몸을 땅에 던지듯이 하는 절로서, 무릎과 팔꿈치, 이마신체의 다섯 부분을 땅에 닿도록 절을 하며 부처에게 예를 올리는 것이다. 실제로는 배와 가슴, 허벅지까지 땅에 닿게 하여 전체 투지 자세가다고 한다.

 

사원 주변을 돌아보았다. 뒤편은 어수선한 가운데 백탑이 여럿 서 있다. 옆으로는 마니차 수십 개를 설치한 돌담인 마니월이 있다. 탑공사를 벗어나면 남쪽으로는 탑공초원이 있다. 담 안쪽으로 사원과 탑들이 길게 서 있다. 탑공초원은 이름대로 초원뿐인데, 혹시 보이는 풍경이 다를까 싶어 올라갔다. 멀리 산은 구름에 덮혀 있고, 건너편에 탑공사가 눈에 들어온다. 해발 3750m 초원 꼭대기에는 이곳저곳 얇은 색종이 부적이 흩어져 있고, 룽다가 펄럭인다. 깃발은 삭을대로 삭았다. 형체는 사라져가도 기원은 하늘에 전달되었으리라.  

 

 

※ 탑공사 입장료 : 20위안/1인 (60세 이상 10위안)

    탑공초원 입장료 : 10위안/1인

    신도교-리탕 차 빌리는데 : 1080위안

    신도교-탑공사 : 30㎞ (편도)

    신도교-리탕 : 205㎞

 

 

 

 

강가에는 타르초와 바위에 쓴 글씨가 수두룩하다

 

 

 

 

 

넓은 바위에는 불화를 그렸다

 

 

 

 

 

탑공사 부근

 

 

 

 

 

 

 

 

 

 

 

 

 

 

 

 

 

 

 

아예 돈다발을 들고 돈을 나눠주고 있다

 

 

 

 

 

탑공사 사원 안에서 본 뒤편

 

 

 

 

 

마니월

 

 

 

 

 

탑공초원 표지석. 해발 3750m

 

 

 

 

 

룽다가 있는 탑공초원. 멀리 구름을 머리에 인 설산이 보인다

 

 

 

 

 

자동차 뒷면에 그려놓은 약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