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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동티베트

31. 두보초당과 무후사

향곡[鄕谷] 2015. 11. 29. 19:12

 

동티베트 배낭여행 31.

20일째 (2015.9.18. 비 후 맑음)

 

두보초당(杜甫草堂)과 무후사(武侯祠) / 쓰촨 성 성도

 

 

 

오늘은 이번 여행의 처음 도시이자 마지막 도시인 성도로 간다. 성도는 전국시대부터 스촨성 중심도시로 2천 년 이상 역사와 문화의 도시다. 삼국시대에는 유비가 수도로 정한 곳이다. 이빈에서 성도까지는 300㎞. 이빈버스터미널 행선지 표지로 차가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기다리라고만 하더니, 정시보다 15분 정도 지나서야 건물 옆쪽으로 따라오라고 한다. 버스 사이를 이리저리 빠져나가서 멀리 세워 둔 버스를 탔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사람도 차도 놓치기 십상이다. 모든 것이 제대로 되면 그게 어디 여행이랴? 장기여행은 가끔 뒤죽박죽 되기도, 들쑥날쑥하기도 한다.

 

성도에 도착하였다. 성도 여러 정차장 중에 어디에 세웠는지 여행객이 알 길이 없다. 그저 우리가 찾아나서야 할 뿐이다. 당장 눈앞에는 호객꾼과 택시와 공사중인 건물들만 보인다. 교통편이라곤 택시영업용 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8인승 봉고를 구하여 두보초당 부근에 가서 식후경을 하기로 하였다. 들어간 식당 음식이 입맛에 맞았다. 동티베트 여행을 하면서 서민용 음식점만 이용했지만, 큰 도시에서는 비싼 값을 치르면 좋은 음식이 있기 마련이다. 

 

두보초당에 들렀다. 당나라 시인 두보(712~770)는 안녹산의 난을 피해 이곳 성도까지 왔다. 여기4년을 머물면서 240 여 편의 시를 지었다. 1985년 두보 사당과 박물관, 초가를 세우고 두보초당이라 이름을 지었다. 학교 다닐 때 배운 한시 '바람 일고 하늘 높은데 원숭이 슬피 울고'로 시작하는 등고(登高)와 '꽃잎 하나 날려도 봄이 간다'는 곡강(曲江) 등 그의 시에는 그의 험난한 시절이 묻어 있다. 슬픈 울음,쓸쓸한 가을, 세월 따라 느는 흰머리, 취하는 술, 천한 몸 등의 표현이 그런 것이지만, 그래도 춘야희우(春夜喜雨)라든지 망산(望山)에서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있었다. 나이 든 사람들이 찾아와서 정원에 머물며 두보의 시적 분위기를 즐기는 것인지 말소리도 조용하다.  

 

두보초당을 나와 무후사로 가는 버스를 탔다. 이제는 안내 방송을 들으며 눈치껏 정류장을 확인한다. 익숙해질만 하니 끝이라더니 우리가 그런 셈이다. 무후(武侯)는 촉나라 재상인 제갈 량(諸葛 181~234)이 받았던 관작을 줄인 말로 무후사는 제갈량의 사당이다. 유비가 숨진 후 묘소는 이곳 사당 뒤에 썼지만, 유비를 사당에 같이 모신 것은 한참 뒤인 명나라 때이고, 현재 건물은 청나라 세운 건물이다. 모두 후세의 작품으로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내용에 맞추어 나중에 만든 작품들이다. 제갈량의 명성이 드높아 사당 이름도 그대로 두었다. 그의 인기가 대단하여 중국의 기라성같은 정치인들도 이곳을 다녀가면서 시나 휘호를 남긴다고 한다. 무후사 뒤편에는 유비 관우 장비가 결의를 맺었다는 도원(桃園)이 있기에 우리는 손을 내밀고 도원결의를 흉내내었다.

 

쓰촨 성은 매운 음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저녁은 전에 매워서 먹지 못하였던 음식을 일부 바꾸어서 먹기로 하였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식사라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켜서 맛을 보았다. 식당 안에서는 탈춤을 추며 즐겁게 분위기를 돋운다. 나중에 계산할 때 보니, 방값 찻값 양념값 등 평소 치르지않았던 내용이 청구서에 있었다. 우리는 바가지를 썼다고 생각하는데, 중국에서 비싼 음식점은 그런 항목들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큰 음식점에 가서 방으로 안내할 때는 확인하고 들어갈 일이다. 저녁을 마친 후 성도공항은 방향을 알 수가 없어서 버스는 포기하고 택시로 갔다. 성도공항도착하여 기념품 가게에서 티베트소년인형을 구하였다. 동티베트 여행을 기억하려고 그전에 손으로 돌리는 기도 도구인 마니차를 샀는데, 피리 부는 티베트소년인형을 더한 것이다. 20일간의 동티벳 여행마치고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떠나서 좋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어서 좋다. 

 

 

※ 이빈-성도 시외버스 103위안

    성도버스터미널-두보초당 차 빌리는데 70위안

    두보초당 입장료 60위안 (60세 이상 할인 30위안)

    두보초당-무후사 시내버스 2위안

    무후사 입장료 60위안 (60세 이상 할인 30위안)

    무후사-성도공항 택시 62위안

 

 

 

 

두보초당 정원

 

 

 

 

두보사당인 공부사(工部祠)로 들어서는 문

 

 

 

 

두보 소조상

 

 

 

 

두보초당

 

 

 

 

 

 

머리장식을 한 아주머니 / 시내버스에서

 

 

 

 

무후사

 

 

 

 

제갈량

 

 

 

 

유비

 

 

 

 

관우

 

 

 

 

    장비

 

 

 

 

음식점에서

 

 

 

 

(위에서 좌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빈-성도 버스표, 교통빈관 명함, 무후사 입장권, 두보초당 입장권

 

 

 

 

티베트소년인형과 손마니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