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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강원 충청 산

오대산 / 다섯 봉우리 편편한 누대

향곡[鄕谷] 2017. 9. 24. 15:47

 

 

다섯 봉우리 편편한 누대

오대산(五臺山. 1,563.4m) / 강원 평창 진부면,홍천 내면 (2017.9.23)

상원사 주차장-상원사-적멸보궁-비로봉(1,563.4)-상왕봉(1,491)-임도-상원사 주차장

이동거리 12.2㎞. 이동시간 4:23 휴식시간 0:56. 계 5:19  

 

 

벌초하러 가는 차로 지체되어 상원사주차장에 도착한 것은 예상보다 한 시간 늦었다. 이 좋은 계절에 오대산을 찾은 사람들이 많다. 대가람 물골길인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숲길인 선재길을 걷는 사람들이 숲 사이로 보인다. 상원사를 지나 적멸보궁으로 올랐다. 사람들이 주문을 외우듯이 읊리며 오른다. 가파른 계단을 헉헉대고 오르는 이곳에 신라의 자율사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다. 구도의 길도 이처럼 먼 곳이리라. 용머리 자리라는 적멸보궁은 오대산 편편한 누대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직장 다니던 초년이곳 기도처에서 해뜰 무렵 나왔더니 보석처럼 빛나던 아침 이슬을 보았던 일이 기억난다. 

 

적멸보궁을 지나도 정상인 비로봉까지는 계단이다. 그 길엔 거목들이 속을 다 비우고 살아가고 있다. 줄기는 몸을 지탱하는 힘이 되지만 속이 비어도 나무가 살아가는데는 문제없다. 나무는 나이가 들어도 품위가 살아나는데, 사람들이 그걸 배워야 한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였다. 나무들은 산을 아름답게 하며 산다. 정상은 비로의 광명을 비추듯 넓고 평평하다. 비로소 광명의 세상이다. 백두대간이 이곳을 살짝 비켜 지나가지만 앉음새가 뛰어나 자장율사가 한 눈에 알아본 것이다.

 

비로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평평하다. 큰 고목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평평함을 메우고 있다. 상왕봉까지는 한 걸음에 내닫고, 북대 미륵암으로 내려서는 길도 호젓하다. 아름다운 산길이 눈을 편하게 한다. 이내 임도에 닿는다. 홍천 내리와 월정사를 잇는 비포장 길은 들꽃이 아름답고, 나비가 춤추며 다니는 길이다. 몇 년 전 여기서 두로령 가는 길에 산에 있는 나비가 다 모인 듯 나비를 실컷 구경한 적이 있었다. 계곡에 발을 담그었다. 너무도 시원하여 마음의 티끌까지 다 씼어내는 듯하다. 바쁘게 살다가 병을 얻은 사람에게 푸른 산은 약 대신 쓸 수 있고, 물은 오장을 튼튼하게 한다는 어떤 선인의 말은 누구에게나 맞는 말이다.             

 

 

교통편

 (갈 때) 동서울터미널 7:15 → 진부.  진부 10:50 → 상원사

 (올 때) 상원사 17:20 → 진부. 진부 18:20 → 동서울터미널 

 

 

 

 

오대산 정상 비로봉

 

 

 

 

상원사

 

 

 

 

적멸보궁 탑.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 여기라는 표식이다

 

 

 

 

 

 

정상은 일부 단풍이 들었다

 

 

 

 

가까이 상왕봉이 보인다

 

 

 

 

 

 

 

 

상왕봉. 이곳 산길은 편안하다

 

 

 

 

 

 

엉겅퀴

 

 

 

 

과남풀

 

 

 

 

두로령에서 상원사 가는 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