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강원 충청 산

소백산 겨울 산행 / 돌바람과 상고대가 있는 산행

향곡[鄕谷] 2017. 1. 11. 15:57

 

 

소백산(小白山. 1439.5m) 겨울 산행

돌바람과 상고대가 있는 산행

 

경북 영주, 충북 단양 (2017.1.9~1.10)

첫날 : 희방사역(396n)-죽령옛길(2.6㎞)-죽령(696m)-제2연화봉대피소(1357.3m)

        (이동 거리 7.8㎞. 소요시간 3시간 46분. 맑음. -7~-5℃. 풍속 19~11m/s)

둘째 날 : 제2 연화봉 대피소-연화봉(1383m)-비로봉(1439.5m)-어의계곡-새밭(428m)

        (이동거리 12.9㎞. 소요시간 5시간 7분. 맑음. -10~-8℃. 풍속 12~22m/s)

 

 

겨울눈을 구경하러 소백산으로 떠났다. 열차를 타고서 희방사역에 내리니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며칠 동안 바람이 굉장하다는데 심상치 않은 바람이다. 이미 겨울산은 눈과 바람과 얼음길을 늘 준비하고 있다죽령옛길에는 옛 얘기가 가득하여 천천히 얘기하며 걸었다. 죽령 길을 닦은 죽죽(竹竹), 죽령의 산적을 잡아 죽령의 산신이 된 다자구 할머니, 이현보 주세붕 이퇴계 등 명현이 남긴 이야기가 이곳 고개에 남아 있다. 사소한 악행도 가벼이 여기지 말고, 작은 선행도 게을리하지 말라는 것이 선인들의 가르침이었다. 우리도 죽령주막에 앉아 지난 얘기를 하며 잠시 목을 축였다.

 

하늘은 맑고 파랗다.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이다. 머리 위에 하늘이 더 파란 이유는 바로 위 기층이 얇기 때문이라 한다. 1천 고지를 넘어서니 겨울의 눈꽃 상고대가 길가에 도열하고 있다. 1천 고지의 산에 올라야 그 보다 낮은 곳과는 또 다른 자연의 신비에 묻힐 수 있다. 첫날 목적지인 제2 연화봉 대피소에서 하루를 묵었다. 어두워지자 바람이 점점 거세졌다.

 

아침에 일출을 보러 나갔더니 바람이 몰고 다니는 구름의 움직임이 요란하다. 겹겹으로 무장하고 또 길을 떠났다. 오를 때는 덥고, 능선에선 세찬 바람에 서 있을 수가 없다. 온 천지는 겨울 산수화이다. 그야말로 공산 무인도(空山無人圖)이다. 그린 그림이 이보다 더 좋을까. 예전에 누가 경치가 그림 같다고 했더니, 연암 박지원이 그림이 산수에서 나왔는데 말이 되는냐 했다. 이곳 겨울 풍경이 천상 그러하다. 자연은 말이 없으니 그 또한 좋다.

 

비로봉 정상에 거의 다가서는 층계는 보폭이 호흡과 맞지 않은 데다가 비로봉 강풍이 시작되는 구간이다. 올라갈 때는 뒤에서 부는 바람이라 덜했지만, 비로봉에서 어의곡으로 하산하는 능선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했다. 초속 20m가 넘는 찬 바람이 너무 세차서 얼굴을 내놓을 수도 없을 정도이다. 것을 먹은 듯 머리 머릿속이 멍하고, 몸은 가눌 수가 없다. 카메라를 들었더니 몸이 휘청휘청하여 있을 수도 없다. 어의곡에서 올라온 어떤 산악회에서는 혼비백산하여 아예 포기하고 되돌아 섰다. 새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단양에 있는 음식점에 들렀다. 올갱이국에 막걸리 한 사발로 바람을 맞아 얼얼한 정신을 다스렸다. 바람맞아 혼난 날이다.

 

 

※ 교통편

 (갈 때) 청량리역 08:25 무궁화열차 승차, 희방사역 10:50 하차

 (올 때) 새밭에서 13:50 시내버스 이용, 단양 구경시장 하차. 단양 구경시장-단양역 도보 1시간.

            단양역에서 16:39분 무궁화열차 이용, 19:07 청량리역 하차

        # 새밭에서 단양 오는 시내버스 : 13:50, 16:05, 18:20, 19:35

         #  단양시장에서 단양역 걷는 길은 단양대교에서부터 단양역까지는 인도가 없어 위험하여 권하지 않음   

 

※ 제2 연화봉 대피소

 (예약) 인터넷으로만 가능 http://sobaeksan.knps.or.kr   전화 043-423-1439

 (비용) 숙박 : 성수기(5월~11월) \11,000. 비수기(12월~4월) \10,000. 담요 대여 \2,000/장

          생수, 초콜릿, 부탄가스, 화장지, 햇반, 초코파이, 아이젠, 비옷 있음

 

 

 

비로봉이 보이는 바람의 능선. 겨울바람이 거센 곳이다

 

 

 

죽령옛길. 희방사역에서 죽령 마루까지 2.6㎞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제2 연화봉 대피소 가는 길. 여기서 하룻밤을 묵었다

 

 

 

 

제2연화봉에서 본 일출. 또 하루를 시작한다 

 

 

 

 

제2 연화봉 대피소에서 나서는 길은 운무와 상고대로 덮여 신비롭다

 

 

 

 

산속에서는 모든 것이 아름답다. 구름 속에 있는 해도 그러하다

 

 

 

연화봉으로 가는 길은 겨울이 선물하는 별천지 세상이다

 

 

 

 

제2연화봉에서 연화봉은 눈꽃 속을 1시간은 걸어간다

 

 

 

 

연화봉에서 보는 제2연화봉. 오른쪽은 소백산천문대이다

 

 

 

 

연화봉 정상(1383m). 봄에는 철쭉으로 겨울에는 눈꽃으로 산을 아름답게 한다

 

 

 

 

연화봉 정상에서 보는 비로봉 가는 능선. 맨 오른쪽 희끗하게 보이는 곳이 비로봉 정상이다

 

 

 

 

상고대를 이고 있는 나무는 스스로를 더 아름답게 한다

 

 

 

 

 

 

 

 

푸른 하늘이 보이는 상고대 사이로 걷는 길은 신나는 아름다움이다

 

 

 

 

소백산 눈나라 연화봉(왼쪽)과 제2연화봉(오른쪽)

 

 

 

 

 

 

귀면상을 하고 있는 나무

 

 

 

 

연리목

 

 

 

 

 

 

멀리 보이는 제2연화봉에서 여기까지 걸어온 능선이다

 

 

 

 

오른쪽으로 비로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소백산 정상 비로봉이 600m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세찬 바람을 맞으며 가는 길이다

 

 

 

 

소백산 정상 비로봉(1439.5m). 거센 바람이 부는 중심에 비로봉이 있다

 

 

 

 

비로봉과 국망봉 갈림길에서 어의곡으로 내려가는 길. 이곳만 내려서면 바람이 없다

 

 

 

 

푸른 하늘이 있는 상고대. 하늘도 눈꽃도 다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