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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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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비로봉 가는 길

향곡[鄕谷] 2020. 7. 13. 16:44

 

오대산 비로봉 가는 길

 

상원사-사자암-비로봉(1563.4) 왕복 

걸린 시간 : 4시간 25분 (2020.7.6)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정상 비로봉

 

 

 

오대산은 불교의 성지로 산 아래 큰 사찰림을 지니고 있는 산이다. 천하의 명당 적멸보궁에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고, 동, 서, 남, 북, 중 5대에는 석가세존과 보살들이 상주하는 것으로 전해온다. 오늘은 상원사에서 적멸보궁 있는 곳을 거쳐 비로봉에 올랐다가 같은 길로 다시 내려와 상원사에서 월정사 계곡을 잇는 선재길을 걷기로 하였다. 초여름이긴 하지만 본격 더위가 오기 전이라 그리 덥지는 않다. 산도 험하지 않고 사계절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사자암(중대사)까지는 층계 길이다. 석가모니불을 외우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산길이다. 

 

사자암을 거쳐 비로봉 다녀오는 길은 짧기는 하지만 층계가 많고 정상 전까지는 조망이 거의 없다. 그래서 주변 식물을 보며 쉬엄쉬엄 가면 재미있다. 오리방풀, 쥐손이덩굴이 길에 있고, 들꽃으로는 노루오줌과 숙은노루오줌이 많고, 나무 크기에 비해 꽃이 보석처럼 작은 회목나무꽃과 금마타리 꽃은 너무 작아서 귀엽다. 산으로 오르면 박새가 이삭처럼 하얀 꽃을 피우고, 터리풀과 참조팝나무가 정상으로 가는 산길을 채운다. 정상에는 귀한 인가목, 세잎종덩굴, 요강나물이 있어 발길을 멈추게 하였다.

 

오르는 길과 달리 정상에서 보는 조망은 좋다.  발왕산,황병산 등 백두대간 줄기가 멀리서도 뚜렷하다. 준령들은 암봉이 아니면서 높고 우뚝하다. 상장봉을 거쳐 가는 산길은 일정상 가지 못하였다. 산길은 나무가 울창하여 햇볕을 보기 어렵다. 조선시대 숙종 때 이곳을 다녀간 김창흡은 오대산이 좋은 점 네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생김새가 중후하여 군자 같고, 하나는 숲이 무성하여 숨어들기 좋고, 하나는 암자가 곳곳에 있어 마음을 닦을 곳이 있고, 마지막 하나는 샘물 맛이 뛰어나 어느 산에서도 보기 드문 것이라 했다. 이런 네 가지를 염두에 두고 오대산을 찾는다면 산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다.

 

 

 

참회나무 갈색꽃은 나뭇잎에 얹혀 있는 듯 피었다.

 

금마타리는 꽃도 작지만 키도 작다

 

사자암(중대사)

 

비로봉 오르는 산길은 그리 험하지 않고 오르막이 길지도 않다

 

솜사탕 같은 터리풀

 

오대산에 가면 키가 큰 박새가 많다

 

오대산 능선에 있는 동대산 너머 멀리 노인봉 줄기가 보인다

 

 

정상에서 보는 풍경. 멀리 보이는 노인봉과 발왕산이 희미하다

 

인가목은 높은 산에서 자라는 나무이다

 

정상 부근에 있는 참조팝나무 군락

 

하산길

 

중대사에서 상원사로 난 오솔길

 

 

세조가 의관을 걸어 놓았다는 관대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