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1566m) / 산은 너그럽고 숲은 풍성하다
강원도 태백시·경북 봉화군
유일사주차장-유일사쉼터-장군봉-천제단-문수봉-당골광장-당골주차장
이동거리 12.1㎞. 이동시간 5:18. 휴식시간 0:49. 계 6:07 (2021.6.18. 흐림. 12~14℃)
'크고 밝은 산' 태백산(太白山)은 늘 겨울에 올랐던 산이다. 온 산에 눈이 하얗고, 살을 에이는 듯한 바람에 손도 내놓지 못할 정도로 추운 계절에 갔던 태백산이었다. 이번엔 새로운 계절인 여름 퍼즐을 맞추게 되었다. 생육신 김시습은 〈망태백산〉이란 시에서 '서쪽에서 아득하게 태백산을 바라보니 / 푸르고 높은 산이 구름 사이로 솟아 있네 / 사람들이 산 고스락에 기이한 신령이 있다더니 / 하늘과 땅 사이에 조화되고 문이 되는구나' 하였다. 겨울에는 산봉과 주목이 하늘의 문처럼 우리를 맞았는데, 여름은 도처에 도열한 나무들로 산이 가득 찼다.
태백산은 신라 때부터 제례를 올리던 겨레의 명산이다. 단군신화에서 말하는 태백산은 백두산이며, 태백산은 여전히 신시(神市)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천제단은 북쪽에 장군단, 가운데에 천왕단, 남쪽에 하단이 있다. 제단은 위쪽은 원형이고, 아래쪽은 네모이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난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사상을 나타낸 구조이다. 고르지 못한 날씨에도 자리를 잡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음의 텃밭을 가꾸는 사람, 간절한 소원을 기원하러 온 사람들이다. 나도 마음속 소망을 기도하였다.
여름에 온 태백산은 겨울과 달리 나무가 울울창창하다. 겨울에 텅 빈 산만 보아서 여름 산 풍경도 그러할 줄 알았다. 산은 나무가 풍성하고 수목의 종류는 다양하다. 오르막 길에선 수많은 큰 나무가 도열하고, 유일사를 지나면 수종은 다양해진다. 물참대, 누른종덩굴, 꽃개회나무가 보이기 시작하고, 천년의 주목이 띄엄띄엄 늘어섰다. 천제단 가는 길엔 흰괴불나무, 인가목도 보인다. 꽃개회나무는 이제 피고 있고, 함박꽃나무는 지기 시작하였다. 하산길에는 꽃쥐손이가 지천이고 구분이 어려운 사스래나무, 거제수나무가 늘어선 산길이 아름답다.
걸음을 더 내디뎌 문수봉 방향으로 발길을 옮겼다. 문수봉은 옛날에 문수불상을 다듬었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김유신의 아들 원술랑이 수련하였다는 곳인데, 큼직한 돌덩이들이 너덜로 쌓였다. 문수봉 너덜은 또 다른 산 맛이다. 태백산은 중후하고 너그러워서 품속에 풍경이나 바깥으로 내다본 풍경이 다 좋다. 구름이 잔뜩 끼어서 다 보지 못할 뿐이다. 얼굴이 그 사람의 역사이며 그 사람을 나타내듯, 산정은 산의 얼굴이요 그 산을 대표한다. 산정의 풍경이 넓고 호쾌하다.
※ 태백산에서 본 나무와 풀
⑴ 나무 : 음나무, 호랑버들, 느릅나무, 산돌배나무, 층층나무, 거제수나무, 복장 나무, 귀룽나무, 신나무, 산뽕나무, 개다래, 물박달나무, 물참대, 미역 줄나무, 주목, 꽃게 회나무, 시닥나무, 함박꽃나무, 흰 괴불나무, 붉은 병꽃나무, 인가목, 사스레나무, 구상나무, 부게꽃나무, 고광나무, 말발도리, 다릅나무
⑵ 풀 : 눈개승마, 노란장대, 고비, 노루오줌, 두루미꽃, 누른종덩굴, 벌깨덩굴, 산장대, 박새, 개당귀, 쥐오줌풀, 꽃쥐손이, 삼쥐손이, 미국쥐손이, 눈빛승마, 산부추, 단풍취, 삿갓나물, 나래박쥐나물, 초롱꽃
※ 교통편
갈 때 ① 동서울터미널 버스 06:30- 태백 시외버스터미널 09:40. \31,900
② 태백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 09:56 - 유일사 주차장 10:10. 12.3㎞. 50% 할증 \17,400
올 때 ① 당골 주차장 택시 16:38 - 태백 시외버스터미널 16:49. 8.9㎞. 50% 할증 \11,600
② 태백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 18:00- 동서울터미널 21:15. \31,900
※ 태백 시내버스 시간표
① 태백 버스터미널 → 유일사 방향 : 08:20. 11:00 (좌석). 12:20(좌석)
② 당골 → 태백 버스터미널 방향 : 14:10. 14:50. 15:40. 16:20. 17:2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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