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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세월 속으로

호롱기 / 호롱호롱 탈곡기

향곡[鄕谷] 2018. 5. 26. 13:28

 

 

 

 

호롱기

호롱호롱 탈곡기

 

 

 

 

호롱기 / 경북 안동 소산마을 (2009.6.14)

 

 

 

 

지금의 현대식 기계로 탈곡을 하기 전 예전에는 타작도구로 '홀테'라는 도구로 이삭을 훑어서 알곡을 내고, '도리깨'로 돌려가며 이삭을 때리거나, 볏짚을 들고 '호롱기'를 밟아가며 알곡을 털었다. 도리깨는 콩이나 팥처럼 굵은 곡식을 두드려 털어내는 것이라면, 시대가 더 지나 발로 돌리는 호롱기가 등장하였다. 호롱기는 원통에 판자를 둘러서 대고 그 위에 철사로 꺽새를 만들어 박아 놓은 농기구였다. 돌아가는 소리가 호롱호롱 그런다고 호롱기인데, 와랑와랑 그런다고 와랑기라 부르기도 했다.

 

마당에 멍석을 넓게 펼쳐 놓고 호롱기를 마당 한편에 갖다 놓고 일을 시작한다. 동네 한두 대 있을 때이니 돌아가며 쓰고, 품앗이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볏단을 호롱기 옆에 놓으면 두 명이 발판을 눌러가며 호롱기를 돌리고, 옆에서는 볏단을 집기 좋게 정리하여 갖다 놓거나 옆에 쌓인 지푸라기를 걷어냈다. 호롱기에 손이 빨려 들어가서 다칠 염려가 있어 아이들은 가까이 가지 못하였다. 호롱 기는 장단을 맞추어야 힘이 덜 들고 효율적이었다. 먼지가 목으로 들어가니 수건으로 얼굴을 막고서 이심전심으로 밟아야 했다. 알곡이 쏟아지며 신명나게 밟아 추수를 하던 이 기구도 이젠 기계가 현장에서 대신하는 시대가 되었다. 고역은 사라지고 이 기구는 골동품이 되었다.

 

 

 

 

호롱기 / 경기도 양평 (2017.3.18)

 

 

 

호롱기 / 강원도 춘천 남산면 (2021.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