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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카메라 / 아날로그카메라의 퇴장

향곡[鄕谷] 2018. 6. 2. 17:08

 

 

 

 

 

필름 카메라

아날로그 카메라의 퇴장

 

 

 

필름 카메라

 

 

 

 

예전에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는 셔터를 함부로 누를 수 없었다. 필름을 사야 했고, 인화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엔 하프 사이즈 카메라를 샀다. 필름 한 장에 두 판을 찍을 수 있어서다. 24장이나 36장짜리 두루마리 필름을 가게에서 사서 끼우는데, 앞에 몇 장은 포기하고 시작한다. 끼울 때 빛이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나머지 필름도 빛이 들어가면 모든 게 도로아미타불이었다. 졸업식이나 신혼여행 가서 찍은 사진이 빛이 들어가서 낭패를 봤다는 얘기를 가끔 들을 수 있다. 다 찍고 나서도 사진기에서 필름을 빼는 손잡이를 거꾸로 돌려서 뺀 다음, D.P&E(현상 인화 확대)라 쓴 사진관엘 찾아가서 필름을 맡겼다. 잘 된 것만 부탁하고 며칠 뒤에 찾으러 갔다. 사진관도 인화 속도 경쟁이 붙어 '17분 완성' 등 몇 분 안에 현상 인화한다고 광고 문구를 가게 앞에 붙였다.

 

필름 카메라가 나올 때만 하더라도 카메라의 혁명이었다. 코닥 창업자인 조지 이스트먼이 1888년 필름 카메라를 만들었다. 그전에는 유리판을 갈아 끼우고 직접 현상 인화를 하였다고 한다. 그러한 복잡한 방법에서 두루마기식 필름을 만들어 휴대를 하도록 하였으니 혁명이었다. 원거리로 가서 얼마든지 사진을 찍어 가지고 오기만 하면 현상하고 인화해 주었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디지털(DSLR)카메라가 나오는 변혁을 거치게 되니, 카메라에서 아날로그의 시대가 퇴장하는 단초였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를 처음 개발하고도 아나로그를 고집하다가 마침내 2012년 파산하였다. 캐논이 필름 카메라 생산을 몇 년 전 중단하여 재고는 팔아왔는데, 이제는 그것마저 중단하여 니콘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필름카메라를 안 쓴 지 오래되었다. 예전에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이 없어지듯 카메라 필름을 파는 데도 볼 수가 없다. 디지털카메라로 무한정 찍어 잘 된 것만 화면으로 보기만 하지 인화를 맡기지도 않는다. 이제는 스마트폰도 화소 기능을 높여 전송까지 가능하도록 개발하여 스마트폰 세상이 되고 있다. 필름 없이 무지 많이 찍을 수 있으니, 카페나 블로그나 핸드폰에도 사진이 넘쳐난다. 시대에 따라가지 못하면 퇴장하는 것은 순리다. 필름 사진을 고수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편리함과 경제성 때문에 바뀌고 있다. 도도한 강물은 조용하나 막을 수가 없다. 사업하는 사람들도 그것을 막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걸 어찌하랴.

 

 

 

 

 

현상한 필름

 

 

 

필름 봉지에 인화할 사진의 장수를 적었다

 

 

 

 

사진을 넣어주던 봉지

 

 

 

 

사진과 필름을 같이 넣어주던 겉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