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솦
대용량의 무쇠솥
가마솥 / 순천 낙안읍성
솥은 음식을 해 먹는 용기다. 솥은 문헌상으로 삼국사기에 고구려 대무신왕 4년(서기 21년) 솥 정(鼎)이 나온다. 솥은 처음에는 청동기였다가 나중에는 무쇠로 만들었다. 다리가 있는 솥이 정(鼎)이고, 다리가 없는 솥이 부(釜)이다. 한자의 의미로 찾으면 정(鼎)은 '솥'이고, 부(釜)는 가마이다. 즉 가마솥은 다리가 없고, 솥바닥이 둥글고, 가장자리가 오목 하다.
어릴 때 우리 집엔 윤이 나는 큰 가마솥이 있었다. 메주콩을 삶거나 팥죽, 찰밥을 하거나 물을 데울 때 쓰던 무쇠솥이다. 솥뚜껑을 열면 부엌에 김이 한가득 서려 앞이 안 보였다. 농사를 짓는 큰집에 가면 식구가 많아 무쇠솥에 밥을 했고, 사랑채에 있는 무쇠솥엔 소죽을 끓이고 뚜껑을 뒤집어 그 위에 물을 채워 겨울에 세수할 물을 데웠다. 강가로 천렵을 하러 가거나 여럿이 산에 가서 밥을 해 먹을 때는 작은 솥을 지고 갔다.
무쇠로 만든 가마솥은 불을 땔 때 쉽게 달아오르지 않아 부뚜막에 걸어놓고 끓이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한번 달아오르면 쉽게 식지 않는다. 지금은 가마솥을 장터나 큰 음식점에서나 드물게 볼 수 있다. 식구(食口)란 한 솥밥을 먹는 사람들을 말한다. 예전에는 가마솥에 밥을 해 먹을 정도로 대가족이었지만, 지금은 식구가 적어 작은 밥솥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솥도 세월 따라 식솔의 숫자와 재료에 따라 변하였다.
가마솥 / 제천시 수산면 월악산 아래 어느 민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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