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판(數板)
셈판 용구
수판은 주판(珠板)이라고도 한다. 판(板)에 나무나 플라스틱 알맹이를 아래위로 나열하여 계산하기 위해 만든 셈판이다. 수판으로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를 할 수 있다. 예전엔 셈할 일이 있으면 수판이 필수품이었다. 학교 다닐 때는 따로 주산을 공부하던 시간이 있었고, 운동회 때도 달리기와 수판셈을 혼합한 경기도 있었다.
수판을 처음 사용한 바빌로니아에서는 기원전 3천년 전 판 위에 모래를 뿌리고 돌멩이를 올려놓고 셈했다고 한다. 그 뒤 기원 전 500년 전에는 중국에서 대나무를 이용해서 수판을 만들었다는 자료가 전한다. 우리가 사용하던 수판도 아래쪽이 5개이던 알이 4개로 바뀌었다.
상업학교를 다니던 사람들이 은행에 취업을 할 때는 수판이 무기였다. 얼마나 셈이 빠른지 간단한 것은 암산으로 하고 바로 수판에 답을 다는 식이었다. 한 때는 주산도 몇 급 또는 몇 단 이런 것이 있었는데, 요즈음도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오랫동안 전해온 수판은 21세기 가까이 이어지다가 이젠 전자계산기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었다. 세월이 가면서 수판은 보기 힘들게 되었다. 한동안 수판을 놓을 일이 없었고, 다시 수판이 있어도 수판을 놓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아래 사진은 초등학교 졸업 앨범이고, 수판셈을 하는 학생은 나다. 아련한 옛일이다.
초등학교 주산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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