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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물소리길 / 아신역에서 양평역까지 걷는 강변이야기길

향곡[鄕谷] 2020. 10. 15. 12:48

 

 

양평 물소리길 3코스

아신역에서 양평역까지 걷는 강변 이야기길

 

아신역-아신2리-옥천레포츠공원-천주교양근성지-양근섬-양평역

이동거리 약 12㎞. 이동시간 3시간 반. 휴식시간 2시간. 계 5시간 반 (2020.10.13)

 

 

 

 

물소리길 3코스 강변이야기길

 

 

 

양평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이다.  양근(楊根)과 지평(砥平)을 합하여 양평(楊平)이 되었다. 양근은 버드나무 뿌리란 뜻으로 북한강과 남한강 양수(兩水)가 만나는 버드나무가 많은 강변에 터를 잡고 지은 이름이다. 지평은 지산(砥山)에서 생산하는 숫돌 생산지 아래에 터를 잡아 살았던 고장이었다. 그런 양평에서 산길과 강변길을 이어 물소리길을 만들었다. 오늘은 그중 아신역에서 양평역까지 양평에서 명명한 강변 이야기길을 동호인들과 같이 걸었다.

 

아신역을 나와 아신리 마을길로 들어서면 개미취, 깨풀, 산국, 큰엉겅퀴가 늘어섰고, 밭에는 들깨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들깨는 한번 심어 놓으면 손이 별로 안 가 일손이 적은 농가에서 선호하는 작물이다. 산길에는 열매가 더러 있다. 쭉정이 다래도 있지만, 땅콩 맛 마도 있고, 단맛 청미래덩굴 열매도 있다. 밤나무밭에선 아람이 벌어져 툭 떨어지는 밤송이를 까서 보면 도톨 밤 수준은 넘어섰지만 그래도 납작밤 정도밖에 안 된다. 껍질을 까고 보늬까지 벗겨서 나눠 먹으며 걷는 산길은 정답다.

 

가을 들판이 풍성하다. 아직 땡감이지만 감나무엔 감이 익어가고 밭둑엔 산수유가 익어가는 풍경이 좋다. 벼가 한창 익을 때에 논에 나와 보면 벼 익는 냄새가 난다는데, 마음이 얼마나 푸근하고 풍성하였을까. 물이 빠지면 논바닥을 헤쳐 고동을 잡던 이야기 하며 걸어가면서 만나는 모든 풍경이 옛날이야기로 이어진다. 들판에 왕씀바귀와 미국가막사리와 피마자는 유난히 키가 크다. 양평의 한 때 지명 항양(恒陽)처럼 늘 해를 받아서 그럴 것 같다. 사람만이 아니라 식물도 살기 좋은 터다.

 

산을 내려와 사탄천 개울을 건너면 옥천면 소재지이다. 양평에 들어온 남한강은 윗자진개(上紫浦里), 옥우물(玉泉) 등 물과 관련한 지명이 많다. '자진개'는 '잦은 개'로 '낮은 물가'를 뜻하고, 옥우물은 원래 '오근(좁아진) 물'인데, '옥우물'로 알아 '옥천(玉泉)'이 되었다. 냉면 마을로 유명한 옥천면 소재지에서는 물길과 도로를 따라간다. 차 지나는 소리가 제법 나는 6번 국도를 가로지르는 육교를 건너면 남한강 풍경을 보고 걷는 강변길이다.

 

강변길은 생태교란종 가시박으로 덮였고, 억새와 갈대가 띄엄띄엄 있다. 강변 옆 들꽃수목원에서 고개를 내민 나무들로 구경을 삼는다. 낙우송, 미국 낙상홍, 참느릅나무, 이태리포플러가 늘씬하여 양평에서 가장 잘 보이는 백운봉과 견주고 있다. 백운봉은 6번 국도 양평 부근을 지나다 보면 삼각형으로 뾰족한 산이다. 산이 히말라야에 있는 푸모리봉을 닮았다고 한국의 푸모리봉이라 한다. 들꽃수목원과 천주교 양근성지를 지나면 강변이야기 길 끄트머리 양근섬이다. 물안개가 끼면 풍경이 더 좋은 섬이다. 양평 팔경 중 백운봉상(白雲峯像)과 남한추무(南漢秋霧)가 있는데, 이곳이 두 곳 풍경을 두루 볼 수 있는 위치일 것 같다. 하늘 맑고 바람이 고운 가을날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 교통편 : 경의 중앙선 아신역, 양평역

* 물소리길은 6개 코스가 있으며, 강변 이야기길은 아신역에서 양평역까지 걷는 3코스 길이다.

 

 

 

 

아신리 들판

 

개미취

 

닭의덩굴

 

미국가막사리

 

아신리 산길 구간

 

아신리 산길 구간

 

용문산과 백운봉이 보이는 옥천면

 

물소리길 남한강길

 

가시박

 

참느릅나무

 

산국

 

미국낙상홍

 

낙우송

 

백운봉이 보이는 강변길

 

오빈리 강변길

 

천주교 양근성지

 

양근섬 들어서는 길

 

양근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