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하도 트레킹
목포 앞바다 섬 둘레길
고하도주차장-전망대-용머리-해안데크-전망대-이충무공유적지-고하도선착장
이동 거리 8㎞. 소요시간 3시간 (2020.7.14)
고하도는 목포 유달산 맞은편에 있는 섬이다. 목포항 위쪽은 영산강이고 아래는 바다인데, 목포항에서 바다 쪽으로 2㎞ 내려가면 고하도가 있다. 고하도는 목포 관문이요, 영산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이다. 유달산(228m) 아래에 있는 섬이라 고하도(高下島)라 하였다. 목포대교가 놓여 지금은 자동차로 갈 수 있지만 십여 년 전에는 고하도를 구경하느라 배를 탔다.
목포항에서 택시를 타고 대교를 건넜다. 고하도 주변은 인가가 드물다. 한 때는 (문익점이 들여온 재래면과 다른) 원산지가 남미인 육지면을 일제강점기에 처음 시험 재배한 곳이 고하도였다. 섬은 해산물의 보고였으나 영산강 하구언이 생겨서 물길이 변하고, 수위가 낮아지고, 갯벌이 없어지며 그들의 삶엔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난영의 노래 '목포의 눈물'에 나오는 삼학도도 간척사업으로 없어졌다가 최근 복원하였다지만 이미 섬은 아니고 육지 속에 묻혀버렸다. 참으로 변화가 많은 땅이다.
고하도 주차장에서 트레킹을 시작하였다. 고하도에서 제일 높은 곳이 77m이니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길이다. 유달산에서 소리치면 들릴 정도로 가깝다. 2019년 9월부터 다니기 시작한 케이블카는 타는 사람이 적었다. 전망대는 조선 수군 전투선인 13척의 판옥선 모형을 격자로 쌓아 올린 것인데, 이곳도 코로나19로 막아 놓았다.
바다 쪽 끄트머리 용머리로 갔다. 용은 우리말로 '미르'인데, 미르의 어근은 '밀-'로 물(水)의 어원과 같다. 용이 있는 곳은 물이 깊은 곳이니, 이곳은 지형에 맞는 위치에 용이 있는 셈이다. 용의 형상을 하고 있어 사람들은 고하도를 용섬이라 부른다. 섬 바깥으로는 병풍바위로 둘러쳐져 있어 병풍섬이라 부르기도 한다.
해안에는 이충무공 동상이 서 있다. 고하도는 정유재란 때 이충무공이 수군 통제영으로 쓴 전략기지였다. 1597년 9월 명량해전 승전 후 되돌아간 우수영은 모두 불타버려서 수군을 재정비하기 위해 이곳에 들어왔다. 내륙을 지키는 요충지이기도 하고, 군량미를 비축하고 배를 확보하고 힘을 비축하여 다음 전투를 준비하였다. 이곳에서 106일간 머물며 준비한 시간은 노량해전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충무공이 이곳에서 준비한 과정은 1722년 후세 사람들이 기념비에 적어 고하도 안쪽에 있는 이충무공 유적지 충모각에 세웠다.
해안 쪽으로 내려서니 식물들이 우거져 녹음이 짙다. 예덕나무, 굴피나무가 많다. 사람이 자연에 간섭하기 시작하면 나무가 살기 어려운 것인데, 이곳 비탈진 곳 사람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은 나무가 잘 자라고, 크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대중교통으로 다니긴 불편한 점이 있으나, 찾아가면 걸을만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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