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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물소리길 / 용문역에서 용문사까지 걷는 용문산 은행나무길

향곡[鄕谷] 2020. 11. 11. 16:25

 

양평 물소리길 6코스

용문역에서 용문사까지 걷는 용문산 은행나무길

 

용문역-용문국민체육센터-마룡교-세심정-오촌리-용문산 관광지-용문사

이동거리 약 12㎞. 이동시간 3:40. 휴식시간 1:50. 계 5:30 (2020.11.10)

 

 

 

양평 물소리길 3코스 용문산 은행나무길

 

 

 

용문산 은행나무길은 말 그대로 용문사 은행나무로 대표하는 길이다. 11월 상순이 끝날 즈음이라 은행나뭇잎이 다 떨어졌겠지만 그 은행나무가 보고 싶었다. 용문역은 경의중앙선 종점으로, 산에 가는 사람들과 용문사 절에 가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용문역이 서 있는 곳 옛 지명은 벌땀이었고, 벌땀 서쪽에 주막거리가 있었다. 예나 이제나 용문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오늘은 마침 장이 서는 날 (5일, 10일) 이라 사람들이 더 많다. 장에 들러 몇 가지 주전부리를 사서 길을 나섰다.

 

용문역을 나오면 햇볕이 쏟아진다. 세종과 세조가 이곳을 지나다가 마신 물인 어수물이 부근 어디에 있다고 하는데, 그만큼 물과 연관이 있는 곳이다. 가로수길 좌우로 양묘장이 늘어섰다. 소나무 묘목을 키우고 있다. 글 읽는 선비들이 모였다는 다문리(多文里) 마을 길을 따라가면 흑천이다. 검은 물빛이 흐른다고 붙은 이름인데, 양평의 산과 들을 지나 원덕리에서 남한강과 만나는 물이다. 양평이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땅이 넓은 터로 강으로 모이는 개천은 모두 물이 풍성하다. 왼쪽으로는 백운봉(941m)이 앞에서 보는 모습과 달리 조금은 덜 뾰족하지만 여전히 위엄 있는 앉음새이다.

 

가로수 은행나무는 잎이 다 떨어졌고, 복자기 인동덩굴 벚나무가 남은 잎들을 붙들고 있다. 용문국민체육센터를 지나면 흑천 물길은 용문천으로 갈라진다. 용소교 위쪽 용담 비경 물속은 물고기가 보일 정도로 깨끗하다. 왜가리가 물가에서 먹이를 찾는 모습이 여유롭다. 물길을 벗어나서 세심정부터는 흙길이다. 마음을 씻는다는 세심정 부근 동네는 마을 이름에서 글 냄새가 난다. 서원 말과 토최미(土最美)를 합하여 덕촌리(德村里)라 했기 때문이다. 토최미가 곧 퇴촌(退村)이라 글을 읽고 관직을 떠난 사람들이 머물렀을 것이다. 평양 조 씨 세장 동구(世藏洞口. 조상 대대로 묘를 쓰는 마을 입구)라 바위에 쓴 글씨도 그 한 면이다.

 

세심정을 지나면 용문사 앞까지는 마을을 잇는 산골길이다. 예전에는 덕고개,다락고개,서낭당고개 등 정겨운 이름이 있었지만 지금은 지도에 표기하지 않으니 쓰임새가 없어지고 있다. 먼 산에는 일본잎갈나무가 산을 붉게 하고, 산길에는 억새, 달뿌리풀이 바람에 일렁거려 발길을 가볍게 한다. 또 길가에는 칡, 댕댕이덩굴, 노박덩굴, 오갈피나무, 작살나무 등이 열매를 맺어 후손을 준비하고 있다. 오촌리 오리골은 오리나무가 많아서 붙은 이름이다. 오촌리 산길 구간은 풀내음을 맡고 나무 보기를 하며 걸을 수 있어 좋다. 용문 지맥 정상인 용문산(1157), 장군봉(1051)이 왼쪽으로, 오른쪽으론 용문봉(971)이 산길 굽이길을 지나가며 들락날락 보이는 아름다운 길이다.

 

오촌리 산길을 나오면 물소리길 6코스 10㎞ 종점인 용문산관광지이다. 고사에 용문협곡은 황하 상류에 있는 협곡으로 그곳을 넘어 오르는 물고기는 용이 된다고 하였다. 등용문(登龍門)은 시험에 합격하는 것을 이르렀다. 절에서 용문은 득도를 이루는 것이리라. 관광지 주차장 1㎞ 안쪽에 용문사 은행나무가 있다. 은행나무의 헛물관이 바늘잎나무를 닮았다고 하여 바늘잎나무에 넣었다. 화석에서 보면 예전에는 잎이 나눠져 있었다고 한다. 은행나무는 쪽빛 하늘과 어울려야 더 아름답다. 나뭇잎이 있든 없든 1100년 자리를 지켜온 나무를 잠시 알현한 것만도 영광이다. 은행나무는 초연하다. 그리고 굳굳하다. 우리는 초연하고 굳굳함을 보았다.

   

 

※ 물소리길 6코스 용문산 은행나무길

 용문역 3번출구-용문국민체육센터-용소교(용담비경)-세심정-오촌리-용문산 관광단지-(용문사)   

 

    

 

양평 물소리길 6코스 용문산 은행나무길 안내도

 

다문리 마을 앞길

 

흑천 징검다리

 

흑천

 

용담 부근

 

평양조씨 세장동구 바위

 

세심정

 

덕촌리에서 오촌리 가는 길

 

멀리 용문지맥 용문산이 보인다

 

덕촌리 마을

 

오촌리 산골길

 

 

용문산 관광지

 

용문사 들어가는 길

 

용문사 은행나무

 

용문사 은행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