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서울 걷기 좋은 길

대모산 숲길 / 수서역 ~ 매봉역 강남명품숲길

향곡[鄕谷] 2023. 7. 11. 16:46

대모산 숲길 

수서역 ~ 매봉역 강남명품숲길

 

수서역 - 대모산갈림길 - 돌탑 전망대 - 약수터 - 불국사 - 유아숲체험장 - 개암약수터 - 달터근린공원 - 매봉역

이동거리 9.2㎞. 이동시간 3:18. 휴식시간 0:52. 계 4:10 (2023.7.10. 비 후 갬. 22.9~30.9℃)

 

 

 

 

 

대모산숲길은 수서역에서 매봉역까지로 강남명품숲길로 부르고 있다. 대모산은 높이 293m로 낮고 부드럽다. 산 모양이 늙은 할미와 같다고 해서 할미산 또는 대고산(大姑山)이라 부르다가 헌릉을 정하면서 대모산(大母山)으로 고쳤다. 수서(水西)가 탄천 서쪽에 있다고 지은 이름인데 대모산 입구로 가서 '강남 명품숲길(매봉역)' 표지판을 따라가면 된다. 입구에 궁마을이 있다. 세종대왕의 손자 영순군을 대모산에 예장하고, 영순군의 아들 삼 형제가 대모산 아래 집을 지어 삼 궁(三宮)이라 일컬어 궁마을이라 부르게 되었다. 

 

전날에 비가 왔고 새벽까지 비가 오다가 그쳤다. 비는 더 이상 오지 않고 매미가 운다. 갈길 바쁜 매미의 울음을 비가 막고 있었다. 비가 온 뒤에도 물빠짐은 좋아 산길은 말끔하다. 대모산은 맨발족의 성지라더니 맨발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등산화를 신은 우리가 별종이 된 것 같다. 대모산은 편마암 계통으로 토질이 점성이어서 식물은 다양하고 풍성하다. 길섶은 물기가 아직 남아 이끼와 버섯이 자주 눈에 띈다. 나뭇잎이나 길에 대벌레들이 이따금 보인다. 6월 중하순에 성충이 되는 대벌레는 참나무등 활엽수를 먹이로 삼는 종이라 북한산 서쪽처럼 많아져서 피해가 올까 염려스럽다. 

 

대모산숲길은 아름답다. 서울둘레길 전 구간에서 숲이 풍성하고 아름답기로 손꼽을 길이다. 숲길은 대모산 정상으로 가지 않고 서울둘레길로 방향을 잡아 걸었다. 대모산 숲길에는 때죽나무가 많다. 때죽나무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때죽나무는 5월에 꽃이 피면 밤에도 환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하여 왕릉 정자각(丁字閣)을 밝히는 의미로 많이 심는다. 왕릉이 있는 산이라 그와 무관치 않으리라. 길 중간에 밤나무와 아까시나무가 만난 연리목이 있다. 연리목은 합쳐진 나무들이 서로가 성질이 다름을 인정하고 산다.

 

구룡산 능선길에서 내려오면 양재 매헌숲과 매봉역으로 길이 갈라진다. 매봉역 가는 달터근린공원길은 양재천까지 이은 숲길이어서 다니기에 좋다. 여름이라 양재천엔 사람이 거의 없다. 구룡산 부근에서 승천하지 못한 용이 떨어진 자리에 양재천이 흐른다는 전설이 있다. 산 아래는 한강변에 있던 갯벌로 개펄이라 하던 것이 개패로 변하였고, 한자로 바꾸면서 개포라 하였다. 강산은 너무도 변하여 지명으로 남아 있는 갯벌(개포. 開浦)과 큰 고개(대치.大峙)가 어디 있었는지 알 수가 없다. 길은 편안하였고, 산속이라 크게 더운 줄 모르고 다녔다. 세상에 가지 못한 곳이 많지만 그 많은 곳을 모두 갈 수는 없다. 늘 가던 길도 조금 바꾸어 다니고 천천히 다니면 그것도 새롭다.  

 

 

 

대모산 숲길

 

 

 

이끼와 버섯

 

 

 

때죽나무

 

 

대모산 숲길

 

 

대벌레

 

 

밤나무와 아까시나무 연리목

 

 

원추리

 

 

옥잠화

 

 

비비추

 

 

 

돌탑

 

 

대모산 숲길

 

 

달터근린공원

 

 

양재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