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자락길
독립문에서 시작하는 작은 둘레길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역 - 순국선열추념탑 - 이진아기념도서관 - 메타세쿼이아길 - 능안정 - 전망대 - 영천시장
이동거리 8.3㎞. 이동시간 3:10. 휴식시간 1:16. 계 4:26 (2023.9.18. 맑음. 22.1~28.9℃)
인왕산 줄기인 무악(毋岳)은 안산(鞍山)으로 부른다. 동봉 서봉으로 이루어져 산의 모양이 말의 안장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동쪽에 있는 현저동에서 홍제동으로 넘는 고개는 예전엔 안현(鞍峴)이라 하였고, 지금은 무악재라 부른다. 북한산의 인수봉이 어린애를 업고 나가는 모양이므로 그것을 막기 위해 안산을 어머니의 산이란 뜻으로 모악(母岳)이라 하였다. 무악은 모악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
안산자락길을 걸었다. 안산자락길은 숲을 찾는 사람들이 즐겨 오는 곳인데, 요즈음은 맨발 걷기 하는 사람들도 많다. 칠엽수 열매가 길에 떨어지고 물푸레나무 잎도 빛이 바래기 시작하였다. 길가에는 진한 주홍색 꽃이 피는 석산을 많이 심었다. 석산을 달리 꽃무릇이라 부른다. 석산은 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잎이 피는데, 상사화는 잎이 먼저 피고 나중에 꽃이 핀다.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특징은 같다. 그리워도 만날 수가 없지만 만난 것은 헤어지기 마련이다.
자락길 옆으로 풀과 나무 열매가 익어가고 있다. 예전에 두부를 만들 때 간수로 썼던 붉나무 열매는 맛이 밍밍하다. 팥배나무 열매도 조금씩 붉어가고, 울퉁불퉁 산사나무와 참빗살나무 열매는 아직 초록빛이 더 많다. 세로티나벚나무 열매는 떨어져 산길을 붉게 한다. 따서 맛을 보니 새콤달콤한 맛이 난다. 메타세쿼이아와 독일가문비가 제법 우거져 깊은 산중에 온 듯하다.
자락길에는 큰 나무가 여럿 있다. 아까시나무는 용틀임 하듯 서 있고, 고욤나무는 틀어진 줄기가 아름답다. 밤나무는 음지에서 사는 나무는 잎이 크다는데 신갈나무 잎처럼 넓다. 히어리는 보통의 높이보다 크고, 가죽나무는 몸체만큼 풍성한 열매를 매달고 있다. 나무마다 최선을 다하여 살고 결실을 맺는다. 사람은 결실을 어떻게 해야 뜻있는 삶이 될지 생각하게 한다. 안산자락길은 숲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둘레길이다. 일몰 때 안산 봉수대 오르면 해 지는 광경이 좋다는데 실행에 옮기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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