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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서울 걷기 좋은 길

북악산 한양도성 / 청와대 개방으로 열린 북악산길

향곡[鄕谷] 2023. 10. 17. 10:42

북악산 한양도성

청와대 개방으로 열린 북악산길

 

경복궁역 - 광화문 - 춘추관 - 백악정 - 삼청쉼터 - 숙정문 - 곡장 - 만세동방 - 백악정 - 칠궁 - 통인시장

이동거리 8.6㎞. 이동시간 3:40. 휴식시간 1:36. 계 5:16. (2023.10.16. 맑음. 11.8~19.6℃)  

 

 

 

 

북악산은 청와대 뒷산이다. 조선은 건국 후 한양을 도읍으로 정하였다. 백제 근초고왕 때 한산(漢山), 통일신라 경덕왕 때 한주(漢州), 한양(漢陽)이란 이름이 있었으니 오래된 이름이다. 도읍(都邑)과 도성(都城)은 수도를 뜻하는 보통명사다. 나라의 여러 고을 중 으뜸가는 고을이요, 으뜸가는 성이란 뜻이다. 한양을 대신하여 많이 쓴 말이다. 북악산은 도성의 주산이요 내사산(內四山)에 하나이다. 1968년 무장공비 침투로 막았던 산길을 2006년부터 조금씩 풀기 시작하여 2022년 청와대를 개방하면서 전부 열었다. 

 

경복궁역을 나서면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이다. 광화문 현판을 새로 달고 넓은 공간인 월대(月臺)를 다시 만들어 공개하였다. 마침 수문장 교대식이 있어 사람들이 많다. 동쪽에 있는 건춘문을 돌아 춘추관에 도착하였다. 기자가 출입하던 춘추관 정문이 산길 출입구이다. 태조가 조선 건국 4년 뒤 경복궁을 건축하였다. 청와대 터는 경복궁 후원으로 상림원이라 하여 풀과 나무를 심고 진기한 새나 짐승을 풀어 길렀다. 그러나 세종은 그러한 것은 백성의 원한을 살 일이라 하여 모두 없앴다. 그러한 터를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려준 것이다. 

 

길 안쪽으로 청와대 담장이 높이 섰고 아스팔트길을 오르며 산으로 가는 길을 시작한다. 산길로 들어서는 백악정은 조그만 초소가 있는 쉼터이다. 길은 대부분 나무데크로 오르내린다. 초입은 산벚나무, 복자기나무, 오리나무가 보이더니 산은 바위가 많고 대부분 작은 소나무가 주종으로 자라는 산이다. 북악(北岳)은 다른 이름으로 백악(白岳)이라 부른다. 백악은 상봉에 조선초부터 백악신사(白岳神祠)가 있었던 데서 연유한다. 태조 때부터 국가에서 제사를 받들고 있는 산을 백악이라 했다. 

 

산길은 다시 내려가 삼청쉼터에 이른다. 삼청동공원에서 사람들이 올라온다. 조선 성종 때 성현은 '용재총화'에서 서울 성안에서 그윽한 경치로 삼청동이 으뜸이고 인왕동이 그다음이라 하였다. 삼청동은 산(山淸), 물(水淸), 사람(人淸)의 삼청으로 도성 사람들이 인정하였다. 삼청쉼터에서 법흥사터를 지나는 길은 냇물이 흐르고, 경사가 급하지는 않다. 그 길로 숙정문(肅靖門)까지 이른다. 숙정문은 서울의 북대문이다. 사람의 출입을 위하여 사용한 적은 없으며, 가뭄이 심하여 음기를 맞는다는 뜻에서 기우제를 지낼 때 썼다. 숙정은 공손히 다스린다는 뜻이다.   

 

숙정문에서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곡장까지 걷는다.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성벽 일부를 둥근 모양으로 돌출시켜 쌓은 성이다. 주변을 잘 보이는 곳에 쌓기에 조망도 좋다. 북으로 북한산 주능선이 길게 보이고 남쪽으로 남산도 보여, 풍경 감상터로 그만이다. 다시 그곳부터 하산길이다. 중간에 만세동방이란 약수터가 있다. 만세동방 성수남극(萬世東方 聖壽南極)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동방은 삼천갑자 동방삭처럼 오래 산다는 것이고, 성수는 임금의 수명이며, 남극은 수명을 관장하는 별이니 임금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새겼다.  

 

하산은 대통문에서 수평으로 걸으며 청와대, 광화문 거리가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나왔다. 훤히 뚫려 있는 저 거리에 왕가의 집터, 궁궐, 문무관의 집, 절집, 시장터가 있던 곳이다. 아무 터나 무작위로 정하여도 역사 소재가 넘치는 도시이다. 하물며 산에 올라서도 그러하니 말이다. 하산은 칠궁으로 내려섰다. 왕을 낳았으나 일찍 죽어 왕비나 대비가 되지 못하여 종묘에 들지 못한 일곱 후궁 신위가 있는 사당이다.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 씨, 숙종의 후궁 희빈 장 씨도 이곳에 있다. 길 떠나면 늘 배우는 것이지만 또 다른 배움을 얻고 돌아왔다. 

 

 

※ 교통편 :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 

※ 길 안내 ① 매주 화요일은 미개방이며, 개방시간이 따로 있다(3,4,9,10월 07시-18시, 11월~2월 9시-17시, 5~8월 7시-19시). 입산은 마감 2시간 전까지 가능 ② 춘추관과 칠궁 방향으로 입장할 수 있으며, 금융연수원, 창의문, 말바위쉼터에서도 들어갈 수 있다

 

 

광화문. 현판을 새로 달고 월대를 조성하였다

 

 

북악산 산길

 

 

숙정문

 

 

한양도성 성축 과정을 새긴 글자

 

 

한양도성 북악산 곡장에서 본 남산과 북악산 정상

 

 

북악산 한양도성

 

 

두메부추

 

 

낙산으로 이어진 숲

 

 

바위와 소나무가 있는 산길

 

 

 

 

만세동방 약수터

 

 

청와대, 경복궁, 광화문거리, 남산이 보이는 조망

 

 

칠궁

 

 

회화나무 뒤로 칠궁과 북악산이 보인다